[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2010년 창립된 티몬(당시 티켓몬스터), 위메프, 쿠팡 등 3개 업체는 국내 온라인 쇼핑 서비스수준의 개선과 전체 시장 규모의 확장을 이끌어낸 주역들로 평가된다. 소비 위축의 악재들이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이들은 끝까지 살아남아 업계 내에서 강한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 연장선에서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 이들 앞에 펄쳐졌고 3개 업체들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지금의 다이나믹한 현실과 고군분투하고 있다.  

코로나로 발목 잡힌 ‘쿠팡’ 

쿠팡은 지난 4월 수 년 동안 계속된 영업손실 누적의 고리를 처음으로 끊어냈다. 2018년 약 1조1000억원에 이르렀던 영업손실을 지난해 7000억원대로 줄였다. 물론 “7000억원대 영업손실도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라는 비판적 여론도 있었으나 쿠팡이 지속해 온 서비스의 개선과 사업 확장을 감안하면 영업손실의 감소는 분명 긍정적이었다. 

쿠팡에게는 국내 업계에서 쌓아온 브랜드 파워를 통한 성장과 김범석 대표가 창립 초부터 부르짖던 나스닥 상장 등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이 남았다. 

▲ 지역 사업장 출입자들에 대한 체온측정을 시행하고 있는 쿠팡. 출처= 쿠팡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트렌드로 온라인 쇼핑 특수를 누려야 할 쿠팡에게 물류센터 내 코로나 확진자 발생이라는 악재가 터진다. 

5월 쿠팡의 부천·고양 물류센터 임직원들 다수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시작으로 쿠팡의 각 사업장에서는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국내 여론은 고객 접점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의 방역 체계 미흡을 문제 삼아 집중포화를 가했다. 이후 사내 방역 체계의 단계를 최고 단계로 끌어올린 쿠팡은 자사와 관련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코로나 확진 추이를 실시간으로 외부에 공지하는 체계까지 갖췄다. 본격적 턴어라운드를 구상한 쿠팡의 여러 계획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답보 상태가 됐다. 무엇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연이어 글로벌 인재들을 영입함으로 조금씩 가닥이 잡혔던 나스닥 상장에 대한 논의도 당분간 미뤄진 것은 쿠팡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 위메프 삼성동 본사. 출처= 위메프

투자금은 어디로? 정체의 딜레마 ‘위메프’ 

‘특정 시간대’를 앞세우는 특가 할인 전략으로 위메프는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아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성과들은 위메프가 지난 9월 넥슨코리아로부터 2500억원(총액 3500억원) 그리고 지난해 말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2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는 우선 당장의 재무 불안정성을 해결함과 더불어 향후에는 영업이익을 쌓아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었다. 그러나 위메프는 경쟁사들이 다양한 변화와 서비스 확장을 시도하는 가운데서도 유독 현상의 유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투자금은 어디에 쓰였나”라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박은상 대표이사가 건강상의 이유로 휴직에 들어가면서 업계에서는 “최근의 부진한 실적으로 현 위메프 경영진들 간 불화가 발생한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위메프는 지난 8월 하송 부사장에게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김과 함께 내부 조직 개편을 단행해 분위기 쇄신을 추구하고 있다.   

업계 최약체의 분위기 반전 ‘티몬’

롯데 인수설, 신세계 인수설 등으로 티몬은 한동안 국내 유통업계에서 매물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다. 오랫동안 자본잠식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점점 불안해지는 재무 안정성으로 인해 모든 티몬 매각설에는 늘 그럴듯한 이유가 따라붙었다. 여기에 경쟁업체들과 같은 드라마틱한 규모의 투자유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티몬은 언제 어딘가로 인수돼도 이상하지 않을 업계의 ‘최약체’로 여겨져 왔다. 

▲ 티몬 신규 고객 할인 기획전. 출처= 티몬

이러한 티몬의 분위기는 올해 3월을 기점으로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3월 티몬은 최초로 월 단위 1억6000만원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추후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성과를 냈다. 지난 4월에는 IPO(기업공개)를 통한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해 미래에셋대우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하는 등으로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하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사모펀드 기업 PS얼라이언스와 약 4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티몬의 교환사채(EB)에 대한 투자 협의 소식을 전함으로 티몬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를 업계에 알렸다.  현재 PS얼라이언스는 티몬의 최대주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투자를 위한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