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피치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Fitch Ratings)는 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영향 등을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한국은 단기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할 재정 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7일 피치레이팅스의 스티븐 슈바르츠(Stephen Schwartz)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 국가신용등급 총괄은 화상으로 진행된 피치 글로벌 콘퍼런스 아태지역 콘퍼런스를 통해 "최근 한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려는 조치가 내수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슈바르트 총괄은 "이번 조정으로 한국의 거시 경제적 평가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한국 경제가 플러스 성장률로 돌아서고 내년에는 더 탄탄한 성장을 할 것으로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 중국 경제 회복에 따라 한국 수출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슈바르츠 총괄은 한국의 국가 재정 상황에 대해 “한국이 재정적 여력이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위기를 직면하게 됐다”라며 "한국의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비율이 지난 몇 년간 동종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한국 정부 당국이 그 여력을 사용해 올해 세 차례의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대규모 재정부양책을 썼으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보통(modest)인 수준이다"라며 "한국 국가채무비율이 상당히 높아졌으나 아직은 다른 국가에 비해 높지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재정적자, 국가채무비율 등과 같은 공공 재정 상황이 향후 2~3년간 동종 국가들의 중간값을 따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지난 2월 한국 국가신용등급은 'AA-',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23년 46%까지 증가할 경우 중기적으로 국가신용등급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제레미 주크 아시아 신용등급 담당 이사 또한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히 많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비슷한 신용등급의 국가들과 비교하면 보통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주크 이사는 "국가 재정 문제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반드시 단기적으로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만한 요인은 아니다"라면서도 “한국 정부 당국이 중기적으로 재정정책을 어떻게 운용할지 주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주크 이사는 "한국의 고령화 사회 등 기타 인구학적 압박이 공공 재정에 중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