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개사가 코로나 백신 3단계 실험에 도달해 있지만 효능•공급•거부감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어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출처= Livemin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는 각 주 정부에게 10월 말까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배포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요청했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저(Pfizer)가 다음 달이면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개발 중인 백신에 대한 허가를 요청할 만큼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코로나 백신이 오는 대선 전에 준비될 가능성은 낮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7개사가 3단계 실험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몇 달 안에 적어도 하나의 성공적인 백신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높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효과적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제약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그 동안 효과적인 백신이야말로 세계 경제를 빠르게 회복시켜 줄 수 있는 마법의 해결책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고 CNN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선 백신은 일반적으로 100% 효과적이지 못하다. 또 보급 용량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가 간, 그리고 국가 내에서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도전들이 극복되더라도 백신을 복용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영국의 시장조사 및 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닐 셰어링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 연구노트에서 “백신이 인증되면 경제에 미칠 결과가 매우 광범위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백신이 내년 경제 전망을 바꿀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는 신속하게 생산돼 유통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백신이 있을 수 있고, 다른 한편에는 그보다는 덜 효과적이고 생산과 유통에 어려움을 겪어 2021년에는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백신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일부 해외여행 제한 등은 가까운 장래까지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백신 자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이 적어도 70%의 효과를 거두기를 원한다고 밝혔지만, 코로나19 백신으로서의 효과 기준 최소치를 50%로 정했다. 그것은 백신 접종을 받았다 해도 그들이 자유롭게 일하고 소비하는 행위를 위협하는 감염 위험에 여전히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요인은 공급 문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셰어링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현재 개발사들의 자료에 근거하면 올해 10억명의 용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1년에는 70억명의 용량이 배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그러나 이 수치는 앞서 말한 7개사의 백신이 모두 승인되었을 경우의 수치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 공급량은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백신을 투여하기 위해서는 특수 바늘과 주사기가 필요한데,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은 아직 충분한 양의 바늘과 주사기를 갖고 있지 못하다. 또한 백신을 담을 유리병도 전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4일, 내년 중반까지는 광범위한 백신 접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 번째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꺼린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61%만이 향후 6개월 안에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미국 국민들도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70%~75%로 나타났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주 연구 노트에서 유럽 인구의 절반만이 ‘백신이 안전하다’는 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셰어링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의 관점에서 백신이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 예상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시장의 통찰력이다. 모더나(Moderna)같은 바이오주와 제약주는 올해 앞다퉈 백신 개발을 약속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는데, 이는 사실 어느 정도는 개인 투자자들의 열정에 힘입은 바가 크다.

로빈후드(Robinhood) 같은 플랫폼에서 일희일비하며 주식을 거래해 온 사람들은 제약회사의 백신 시험이 예정대로 전개되지 않거나 백신 개발 후에도 유통에 어려움이 생길 경우 큰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