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네이버 인기웹툰들. 왼쪽부터 <갓 오브 하이스쿨>, <노블레스>, <신의 탑>. 출처= 네이버 웹툰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것들 중에는 상당히 놀라운 사례들이 많다. 전 세계 문화산업계의 혁신을 불러일으킨 mp3 플레이어, 사각 종이 우유팩, 방한 외국인들의 필수 쇼핑 품목인 스틱형 커피믹스 등이다. 그리고 하나 더, 바로 ‘웹툰(Webtoon)’이 있다. 

웹툰은 1990년대 우리나라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처음 시작돼 현재 전 세계로 확산된 온라인만화 콘텐츠의 형식이자 유통 방식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PC·모바일 온라인 환경의 상하 이동 화면 스크롤에 최적화된 만화 콘텐츠인 웹툰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의 확산과 맞물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콘텐츠 수출 품목 중 하나가 됐다. 특히 웹툰의 다양한 활용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업계의 주역이 있다. 바로 네이버 웹툰(이하 네이버)이다. 

웹툰은 2000년대 초 국내 인터넷 보급 확대와 맞물려 인터넷에 접속한 이들이 ‘즐길 수 있는 것’을 찾는 수요에 맞춘 만화 콘텐츠다. 당시에는 다수의 사이트에서 연재되고 있는 몇 개의 ‘인터넷 만화’로 불리며 보는 사람들만 보는 콘텐츠로 여겨져 지금처럼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 2005년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기존의 유료 단행본 만화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던 ‘네이버 만화’ 섹션에 몇 개의 작품을 무료로 공개한 것이 웹툰의 시초였다. 이후 실력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연재되고 많은 이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네이버 만화 서비스의 중심은 유료 만화에서 웹툰으로 옮겨갔다. 이에 네이버는 2006년 사이트 개편으로 웹툰 서비스 플랫폼 역할을 하는 전용 섹션인 ‘네이버 웹툰’을 운영하기 시작한다. 네이버 웹툰은 카페·메일 서비스와 함께 네이버가 국내 포털사이트 업계에서 점유율 70%에 육박하는 절대 입지를 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OSMU·글로벌화 통한 부가가치 창출  
 
네이버는 다양한 이벤트들을 통해 자사의 플랫폼으로 우수한 작가들의 작품을 끌어모은다. 그만큼 수없이 많은 웹툰 IP(지적재산권)를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활용해 네이버는 2가지 측면으로 더 큰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실행한다. 첫 번째는 글로벌화다. 이제 전 세계 독자들의 감성을 아우를 수 있는 우리나라의 웹툰 콘텐츠를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 해외 현지 플랫폼에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현재 네이버 웹툰은 영어(WEBTOON), 일본어(LINE망가), 중국어 간체·정체(동만) 등 전용 플랫폼 서비스와 더불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앱 언어 지원) 등 한국어 외 총 7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 서비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네이버웹툰은 지난 8월 기준 글로벌 MAU(월간 순 사용자) 수 6700만 명을 돌파했다. 7월에 65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한 달 만에 사용자 200만 명이 증가했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안으로 MAU 7000만 명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의 두 번째 웹툰 전략은 2차 콘텐츠의 원천(Source)이 되는 것이다. 곧 웹툰의 IP를 활용해 다른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의 성과가 가장 크게 드러난 것이 바로 전편과 속편 모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신과 함께>다. 영화 <신과 함께>는 네이버에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작품으로 원작의 인지도에 힘입어 개봉 전부터 큰 화제가 됐다.   

여기에 네이버는 최근 주요 웹툰 작품들의 애니메이션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일본의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일본 현지 그리고 미국 등 수요가 큰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 4일 네이버웹툰은 인기 웹툰 ‘노블레스’의 애니메이션을 오는 10월 7일부터 전 세계에 동시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신의 탑’ ‘갓 오브 하이스쿨’에 이어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이는 세 번째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7일 밤 10시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첫 방영되며, 해외에서는 ‘크런치롤(Crunchyroll)’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미국 전역과 남미, 유럽 지역에서 공개된다. 일본에서는 7일 밤 12시부터 TOKYO MX, BS11등 유명 TV채널을 통해 방영된다. 

특히 일본에 대해서 네이버 웹툰은 현지 웹툰 플랫폼 ‘LINE망가’와 애니메이션의 TV방영 등 적극적인 공략을 시도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에 다시 불고 있는 새로운 한류 열풍에 맞춰 네이버 웹툰은 일본 작품에 뒤지지 않는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네이버·레진코믹스 등 웹툰 기업들의 적극 공략으로 인해 한국 웹툰의 두터운 ‘팬덤’이 서서히 형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