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가 기업공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코스닥 시장 첫 날인 10일 '따상'을 기록하며 '미친 존재감'을 과시하는 중이다. 시초가 대비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른 6만24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카카오게임즈는 등판과 동시에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5위에 등극했다.

실탄이 두둑한 상태의 네이버가 일단은 자회사 상장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카카오의 다른 자회사들이 어떤 기업공개 행보에 나설 것인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출처=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대박열풍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보자는 카카오뱅크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육은 충분히 키웠다. 6월 기준 총자산이 24조4000억원에 이르고 상반기 영업이익만 453억원을 기록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가치는 약 8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카카오뱅크 2.0 시대를 선언하면서 더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중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2.0 시대를 맞아 1.0 버전의 사용성은 유지하면서 고객들의 앱 사용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편리성을 더 강화하여 새로운 사용 경험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홈화면에 계좌 편집 기능을 통해 고객은 보고 싶은 계좌만 노출할 수 있고, 통장 잔고를 숨길 수 있는 ‘금액 숨기기’ 기능 등 화면 편집 기능이 추가됐다. 사용빈도가 높았던 ‘내계좌(자산현황)’은 홈 화면의 좌측 상단으로 재배치했고 올해 상반기말 출시할 오픈뱅킹 서비스도 내계좌에 포함됐다.

UX(User Experience) 강화도 눈길을 끈다. 스마트폰을 쥐고 엄지손가락이 닿는 범위(엄지영역, Thumb zone) 내 메뉴 탭을 두는 한편 알림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신선영 카카오뱅크 서비스팀 홈개편 TF장은 “카카오뱅크 1,000만 고객의 앱 사용 흐름과 패턴이 담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체와 조회 등의 기능을 강화하고, 이용이 저조한 부분은 개편하거나 축소하는 등 더 빠르고 심플하며, 더 편리한 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세를 몰아 신용카드 발급 및 편리하고 다양한 상품 출시에 나서며 국내 핀테크 업체를 주도하는 중이다.

▲ 출처=카카오

다만 실제적인 기업공개 일정이 다소 늘어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주관사 선정을 위해 증권사들에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단계며, 아직 상장 주관사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근 영업이익을 내며 승승장구하고 있으나 아직은 몸집이 안정적으로 커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대규모 자금을 확충하지 않으면 상장은 커녕 유지가 어려운 '속사정'이 전격적인 기업공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그런 이유로 당장의 기업공개에 앞서 세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한 '주주찬스'로 규모의 경제서 버티는 한편, 충분한 유동자금 확보를 위한 정지작업이 먼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BIS 비율은 2분기 기준 14.84%에 간신히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올해 BIS 8.625%만 넘기면 되지만, 기업공개를 시도하기는 다소 불안하다는 말이 나온다.

일각서 카카오페이지가 더욱 전격적인 기업공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카카오페이지도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트렌드 수혜주로 꼽힌다. 콘텐츠를 전면에 걸고 파괴적인 영향력을 키우는 중이다.

역량도 탄탄하다. 올해 거래액 5000억원을 예고한 상태서 지난해 영업이익만 306억원을 기록했다. 회원 수 3500만명, 월간이용자(MAU) 1000만명을 자랑하는 최강의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중국 텐센트와의 콘텐츠 협력에 이어 최근 인도네시아의 네오바자르의 현지 콘텐츠 플랫폼 명칭을 웹코믹스서 카카오페이지로 변경하는 등 강력한 '카카오 본능'을 풀어내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IP가 진출해 있는 일본의 픽코마도 엄청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6년 4월 일본에서 서비스를 출시한 후 기하급수적으로 몸집을 불리더니 7월 기준 월간 매출에서 비게임 앱 매출 일본 1위, 글로벌 12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픽코마는 서비스 출시 후 매년 두 배 이상 매출이 증가해 왔으며, 올해 2분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2.5배 증가 및 전분기 대비 61% 성장했다. 2019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역시 크게 성장 중이다.

▲ 출처=카카오

카카오는 지난 6월 말 412억원을 들여 카도카와의 지분 2.7%를 인수한 후 최근 추가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4.9%까지 끌어올렸다. 이 역시 픽코마의 성공신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지는 여세를 몰아 인수합병까지 공격적인 염두에 둔 공격적인 로드맵을 가동할 전망이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지 이진수 대표는 3일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최신 전망 및 각 기업 비전을 공유하는 'APOS(Asia Pacific Video Operators Summit) 2020’에 참석해 스토리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의 비전도 공유되는 한편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에 커다란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카카오페이지는 전세계 최초로 ‘기다리면 무료’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그 동안 한국과 일본의 스토리엔터테인먼트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며 “해리포터, 원피스, 마블과 같은 슈퍼 IP들이 우리의 웹툰 플랫폼을 통해 탄생하고 더욱 빠르고, 더 크게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무궁무진한 사업기회를 많은 글로벌 미디어 파트너들과 함께 창출할 수 있다고 믿으며, 이것이 카카오페이지가 이야기하는 스토리엔터테인먼트의 혁신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보다 카카오페이지의 기업공개가 더 빠를 것으로 본다. 카카오페이지가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선정한 가운데 상장 예정기업 신분으로 금융당국의 지정감사까지 신청해 받았기 때문이다. 이미 기업 실사도 어느 정도 진행됐다는 말이 나온다.

▲ 출처=카카오

후발주자들은?
카카오뱅크, 혹은 카카오페이지가 올해 말과 내년 기업공개를 노리는 가운데 카카오의 다른 플랫폼들도 기업공개에 속속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페이 기업공개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장 액션플랜이 명확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긴 호흡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여기에 카카오 모빌리티도 상장 유력군에 속하지만 아직 의미있는 수익창출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