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한국은행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부동산과 주식 투자 열풍에 은행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특히 정부가 대출 상환 유예 등 각종 정책을 펼치는데도 가계 대출 연체율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11조7000억원으로 전월(7조6000억원) 대비 4조1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이는 한국은행이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대 증가폭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수요 등으로 증가규모가 6조1000억원으로 전월(4조원) 대비 확대됐다. 또 신용대출 및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주택자금 수요, 주식투자, 생활자금 수요 등이 가세하면서 증가폭이 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가장 큰 요인은 저금리다. 저금리에 따른 대출부담이 낮아지면서 가계대출 증가폭도 늘어나고 있다. 가계대출로 풀린 자금은 부동산, 주식 시장 등으로 쏠리며 머니무브를 일으키고 있다. 실제 지난 2일부터 진행한 카카오게임즈 일반 투자자 청약에는 58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렸다.

늘어난 가계대출은 당분간 정부의 정책에 저금리, 대출 유예 등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7월말 0.26%로 전년 동월 대비 0.03%포인트 내렸다. 전월 대비로는 0.01%포인트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정부 정책 시한 만료와 저금리 기조 이탈 등 2가지 요인이 늘어난 가계부채에 폭탄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상반기 코로나19에 따른 정책으로 억누른 가계대출 연체율이 하반기 급증할 우려가 있으며, 기준금리 인상시 가계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윤옥자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택자금 수요가 신용대출로 이어졌고, 최근 공모주 청약과 관련한 증거금 납입을 위한 자금 수요도 영향을 미쳤다"며 "통상 8월은 여름 휴가철로 가계자금 수요가 높은 달인데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가 소멸되면서 생활자금 수요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8월 중 기업대출 부분은 증가규모가 5조9000억원으로 전월(8조4000억원) 대비 축소됐지만, 전년 동월(3조5000억원) 대비로는 크게 증가했다. 세부적인 요인으로 대기업 대출은 운전자금 및 유동성 확보 수요 둔화 등으로 감소 전환했지만, 중소기업대출이 증가세를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