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침체에서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출처= Real Talk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침체에서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이 9월 4일부터 8일까지 62명의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업계 및 학계 경제전문가들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로 23.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이전 조사의 18.3%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전미제조업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Manufacturers)의 채드 무트레이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경제지표가 이전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반등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특히 노동시장에서는 코로나 19를 둘러싼 불확실성 같은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3분기와 4분기에 성장이 반등한다 해도 올해 전반기의 손실을 모두 만회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GDP는 1분기에는 연율로 -5%, 2분기에는 -31.7%를 기록했다.

3분기 성장이 전망치대로 반등한다면 상반기에 손실된 GDP의 절반 정도는 만회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인 지난해 4분기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올해 4분기에 또 최소한 24%의 성장률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4분기 성장률은 그만큼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 성장률을 4.9%로 전망하며 회복세가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체 GDP가 4.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또한 지난달 조사에서 5.3% 감소를 예상했던 것보다 개선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2%의 수치는 1948년 현재의 측정 방식이 도입된 이후 최대폭의 감소를 보이는 것이다. 2008년 4분기(금융위기 때)에도 -2.8%에 그쳤었다.

이번 조사에서 전문가들의 82.4%가 올해 2분기나 3분기부터 회복이 시작됐다고 답해 미국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가 지난 2월 시작되었다고 규정한 경기침체에서부터 꾸준히 회복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또 지난 달 137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됨에 따라 노동시장이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8월 실업률은 8.4%로 3월 이후 처음으로 10% 아래로 떨어졌는데, 이번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실업률이 올해 말에는 8.1%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달 예상치는 9%였다.

전문가들 중에는 이보다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코로나 19의 진정과 백신 개발 낙관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네덜란드 라보뱅크(Rabobank)의 필립 마레이 미국담당 전략가는 "코로나바이러스 2차 확산, 중국과의 긴장 고조, 막판 선거전, 시민 불안, 불충분한 재정 부양책 등이 경제를 4분기에 다시 침체로 몰아넣는 독성 칵테일이 될 수 있다" 경고했다.

한 가지 우려는 최근 연방정부의 실업급여 축소가 앞으로 몇 달 동안 소비 지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실업급여를 주(週) 300달러 추가 지급하는 행정조치에 서명했는데, 이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시행되었던 주 600달러의 추가 지급액보다 절반으로 줄어든 금액이다.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들 중 거의 절반(49.1%)이 9월부터 실업급여액 감소로 소비 지출과 소매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27.3%는 이미 8월부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그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전문가들도 있었다. 응답자의 12.7%는 실업급여 감소가 소비 지출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월 조사에서 전문가들 대다수는, 해고된 노동자들에 대한 실업급여 추가보상이 노동자들이 다시 일자리를 얻으려는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업급여 추가보상을 연장하는 것을 압도적으로 더 지지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는 실업급여 추가보상 연장 등을 포함한 여러 구제책의 규모와 내용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새 부양책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대화는 여전히 교착 상태에 빠져 있고 올 여름 동안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상대방 탓만 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