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신용카드 대출상품인 카드론과 현금서비스가 올해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장기대출 상품인 카드론은 경기침체 장기화와 최근 부동산‧주식투자 등 대출 열풍에 인기가 치솟고 있다. 반면 단기대출 상품인 현금서비스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빅테크사들의 편의성을 높인 대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삼성카드·KB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 등 전업 카드사 7곳의 올해 상반기 카드론 이용액은 23조24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0.1%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지난해 상반기 카드론 이용액 증가폭(1.3%) 대비 10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롯데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이 일제히 카드론 실적 증가세를 보였다.

하나카드가 가장 높은 카드론 증가세를 보였다. 하나카드 올 상반기 카드론 이용금액은 2조4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8167억원 대비 35.88% 증가했다. 이어 현대카드(18.15%), 삼성카드(15.00%), 우리카드(10.81%), KB국민카드(8.47%), 신한카드(0.67%) 순으로 확인됐다.

▲ 출처=각 사

반면 카드사의 또 다른 대출상품인 현금서비스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전업 카드사 7곳의 현금서비스는 이용액은 3조9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2214억원 대비 6.94%줄었다. 이 기간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실적은 일제히 하락했다.

가장 감소폭이 컸던 곳은 하나카드다. 하나카드의 올 상반기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은 1조7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9194억원 보다 9.97% 떨어졌다. 이 기간 현대카드는 8.73% 감소하며 뒤를 이었다. 이 외 신한카드(-8.69%), 롯데카드(-7.80%), 우리카드(-7.50%), KB국민카드(-5.55%), 삼성카드(-0.9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장‧단기 등 대출 성격 차이에 기인

대출 대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이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기간, 규모 등 대출 성격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론은 신용등급에 따라 부여된 한도 내에서 카드회원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는 장기대출 상품이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생계가 힘들어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카드론을 통한 장기 대출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도 카드론 이용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동산‧주식투자 바람이 불면서 증가하고 있는 신용대출이 1금융권을 넘어 카드론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 출처=각 사

현금서비스의 경우 카드회원의 일시적인 자금수요를 위해 사전에 부여된 한도 내에서 자금을 빌려주는 단기대출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카드론보다 일일 대출 한도가 적고 금리가 높다.

이에 현금서비스는 투자 등을 위한 목적자금으로는 상환기간이 1~3년까지 가능한 카드론보다 이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또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빅테크사들의 상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현금서비스의 수요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토스, 뱅크샐러드 등 금융플랫폼사들의 대출비교 서비스가 활성화 되고 있으며, 현금을 대체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현금서비스 이용액이 감소하고 있는 원인으로 꼽힌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론은 현금서비스에 비해 이용 기간이 길고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누릴 수 있어 그 수요가 증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