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신용대출 급증세가 지속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이달 들어 관련 대출이 1조원 이상 늘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을 소집해 급증 현황을 파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3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0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총 125조4172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 말 대출 잔액인 124조2747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10일(8영업일) 만에 1조1425억원 늘었다. 추세대로 신용대출이 늘어나면 신용대출 증가 폭이 역대 최대였던 지난달 4조755억원 수준의 증가가 예상된다.

저축은행·카드·보험 등에서도 신용대출이 늘고 있다. 시중은행을 제외한 신용대출 증가액은 6월(4000억원)→7월(8000억원)→8월(9000억원) 등 매달 증가 폭을 키우고 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신용대출 규모가 6월 말 14조1000억원에서 8월 말 14조7000억원으로 두 달 사이 6000억원이 늘었다.

주식 투자자금과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풍선효과 등이 신용대출 증가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공모주 청약 증거금만 58조5000억원이 몰렸다. 청약 첫날인 이달 1일에만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1조8034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이 이례적으로 급증하자 금융당국도 실태 점검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시중은행 대출 관련 실무자와 회의를 진행했고, 이달 14일에는 은행 대출 담당 임원과의 회의를 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대출이 어느 정도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으로 흘러갔는지 등을 분석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