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부산시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부산이 대형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의 주요 정비사업 일정이 상반기 마무리된 가운데, 하반기 굵직한 사업이 남은 부산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1조원 규모에 육박하는 대형 사업도 진행되는 만큼, 올해 수주 실적의 반전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조합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규제 끝난 부산, 대형 유찰에서 수주 격전지로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 사업이 포스코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이하 현산롯데 컨소임)의 2파전 형태로 굳어지고 있다. 영도제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사업 등 대형 정비사업이 유찰되던 몇년 전과는 대조되는 열기다.  

대연8구역 재개발 사업은 남구 대연동 일대 353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예상 공사비가 8000억원이 넘는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2000억원만 넘어도 '1조 클럽 입성'이 가능한 대형 먹거리인 것이다. 하반기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달 21일 현장 설명회에 12개사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15일 예정된 시공사 입찰에 포스코건설은 단독입찰로 참여할 계획이다. 단독시공으로 진행할 경우 전체 아파트의 품질이 균일하게 유지되는 강점을 살려 포스코건설은 특화 설계 등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재무 부담이 자연히 늘어나지만, 올해 들어 시공능력평가에서 한 계단 오르며 5위를 재탈환하고, 회사등급도 A+로 상향 조정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도 이에 맞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은 부산 지역에 가장 많은 아파트 공급 실적을 보유한 곳으로, 대연8구역의 수주를 오랜 기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단 관계자는 "진정성을 보여드리고자 입찰보증금 납입일 전에 입찰 보증금 전액을 현금으로 납부했다"면서 "두 회사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부산 최고의 명품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연8구역과 더불어 부산의 부촌으로 꼽히는 해운대구에서도 정비사업이 예정돼 있다. 지난달 조합 설립인가를 받은 해운대구 우동1구역 재건축 조합은 올해말 시공사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12월초로 시공사 선정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동1구역 재건축 사업은 삼호가든 아파트 1076가구를 건폐율 16.54% 이하, 용적률 251% 이하를 적용해 허물고, 최고 29층, 총 13개동, 1476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1080억원 수준으로 재개발 사업보다 규모가 작지만, 사업성이 좋아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으로 알려졌다.

수주 실적 반전의 열쇠될까...조합 일정 지연은 문제 

이런 가운데 하반기 굵직한 정비사업이 대거 몰린 부산 수주전을 통해 '도시정비사업 1조 클럽'에 입성하는 건설사가 나올지 주목된다. 

지난달 대림산업은 부산 당리1구역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정비사업 수주액이 1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GS건설도 수의계약 가능성이 큰 문현1구역 재개발과 수안1구역 재건축 사업장 등에서 1조원 이상의 수주고를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상반기에는 서울 서초구 반포 주공 1단지 3주구와 용산 한남3구역 등 주요 정비사업이 마무리되면서,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삼성물산·롯데건설 등 5곳이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정비사업이 끊기다시피 하고 있다"면서 "규제가 적은 부산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주 일정이 지연되는 문제는 남아 있다.

대연8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입찰을 진행한 뒤 내부 절차를 밟아 올해 10월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면서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문현1구역 재개발과 수안1구역 재건축 사업장도 코로나19로 인해 총회 일정이 지연된 상황이다.

공사비가 5000억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좌천범일통합2지구 재개발 사업도 시공사 선정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연된) 조합원 선거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면서 "시공사 선정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고, 늦어지면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