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성시현 기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영업과 중소제조업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반면에 소비패러다임이 언택트로 넘어가면서 온라인 시장과 기술기반 스타트업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이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사업모델의 재구조화(New normal)가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이다. 이러한 미증유의 상황에서 ‘비즈니스모델러’이자 신간 ‘빅테크 시대, 비즈니스모델300’의 저자 이형석은 책속에 그 해답을 제안했다.

Q. 책을 낸 배경은?

A. 저성장과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내수가 활력을 잃고 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합니다. 바로 비즈니스모델의 재구조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이지요.

나는 청년시절 창업을 일곱 번 도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 떠오른 생각은 “왜, 앞선 창업가들의 사례분석 데이터가 없는가?”였지요. 그래서 앞서간 도전한 사람들의 실패를 청년들이 반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까워 92년에 ‘유망사업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했습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당시 PC통신에서 열독률이 부동의 1위일 정도로 인기 콘텐츠가 됐지요.

소상공인들의 잦은 실패에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시장을 정확하게 분석해서 도전하게 하면 실패확률을 훨씬 줄일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개발한 것이 바로 ‘상권정보시스템’입니다. 그때가 2002년입니다. 현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상권정보시스템은 필자가 개발한 것입니다.

이 책을 출판하게 된 계기도 또한 같습니다. 수많은 창업가들이 스타트업에 도전하지만 청춘을 바친 사업들이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성패의 핵심인 비즈니스모델을 고도화 할 아이디어를 제공해 실패를 줄여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Q.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A. 창업을 하려면 필연적으로 비즈니스모델이 있어야 합니다. 비즈니스모델의 매트릭스(matrix)는 대동소이합니다. 그러나 그 매트릭스에 어떤 차별화 요소를 얹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 책에서는 바로 그 차별화를 위한 영감(insight)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혁신사례를 보여줍니다. 그것도 쉽게 얻기 어려운 글로벌 선도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엮었습니다.

경매 비즈니스모델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활용되고 있는 주요 경매 방식을 보면 높은 금액을 제시한 구매자가 낙찰받는 ‘영국식 경매’, 이와 반대로 판매자가 점차 가격을 낮춰가면서 구매자가 나타난 시점에서 낙찰되는 ‘더치 경매’,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을 제시한 구매자에게 낙찰되는 ‘세컨드 프라이스 경매(Second price auction)’, 그리고 경쟁 입찰 형태인 C2B형 역경매(reverse auction)와 개인 간 거래(P2P) 등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러한 차별요인을 찾아내 제시합니다.

창업가들을 만나보면 바로 이러한 요소를 찾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비즈니스모델을 복제(mirroring)해서, 딱 거기까지만 가다가 주저앉는 경우도 다반사지요. 그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별화 요인들을 두루 담았습니다.

Q.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가

A. 창업가는 물론 기존 기업들의 신사업 개발에 강력한 인사이트를 줄 것입니다. 창업가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어떤 업종이 유망하고, 변화한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모델링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기업가는 전통적인 업종에다 수직 혹은 수평적 통합을 통해 비즈니스모델을 재구조화 해야 합니다. 또한 기존 업종과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인접 비즈니스모델 개발도 필요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 사례를 통해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Q. 이 책의 강점은 무엇인가

A. 나는 제조·무역업에서부터 PC통신 시대의 정보제공업(IP), 인터넷비즈니스, 프랜차이즈, 스타트업, 그리고 소셜벤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창업과 컨설팅을 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비즈니스모델 융합설계에 강점이 있지요. 바로 이러한 강점을 이 책에 모두 쏟아 부었습니다.

지금은 ‘업종’이라는 정형화된 비즈니스모델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는 비정형 비즈니스모델이 대세를 이룰 것입니다. 그러자면 산업간, 혹은 업태 간에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나는 여러 산업을 넘나들며 두루 컨설팅하면서 연결고리를 잘 알고 있습니다. 소위 차별화와 혁신의 핵심요인을 다양하게 담고 있습니다.

Q. 자영업과 제조업, 스타트업은 생태계가 다르지 않나?

A. 일반적으로 그런 시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기술기반 스타트업도 결국에는 자영업이나 중소제조업과 연결되고, 통합 혹은 융합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소비자들의 언택트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비대면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비콘기술을 활용한 근거리 예약서비스나, IoT 시스템등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기술을 스타트업이 받쳐줄 수 있습니다.

음식업 실패자들이 재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메뉴의 차별화나 점포임대료 등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도 공유주방 스타트업이 지원하면 쉽게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공간과 배달시스템 등 창업환경을, 실패자는 시장경험을 상호 결합하면 확실한 경쟁력을 얻게 됩니다.

또한 제조업도 자체적인 연구소를 갖고 있는 경우가 드믑니다. 그러한 빈틈을 스타트업 ‘메이커스페이스’가 메꿔주면 상생할 혁신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나는 두 가지 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나는 독자적으로 비즈니스모델 개발할 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차별화 전략을 사례를 통해 제안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모델이지만 서로 파트너십을 가지면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도 제시했습니다. 업태 간 블라인드가 있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Q. 창업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첫째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 개발입니다. 가급적이면 다른 업종간의 결합을 통해서 새롭게 구조화해야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비즈니스모델은 사회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기후변화 문제, 저출산.고령화, 격차사회의 해소, 사회적 약자 배려, 일자리 창출과 같은 문제들입니다. 높아진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 하겠습니다.

둘째, 협업으로 시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기술을 빼 놓고 창업을 논할 수 없습니다. 나홀로 창업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협업을 통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즉, 시장을 잘 아는 사람과 기술을 가진 사람이 동행할 때 비로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창업가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최근 투자자의 관심은 우량한 비즈니스모델도 중요하지만 창업가정신을 강하게 요구하는 추세입니다. 스스로 성장하려는 자세보다 투자에 초점을 둔 ‘메이크업 창업가’는 이제 설 땅을 잃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