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엠의 픽업트럭 리얼 뉴 콜로라도가 15일 인천의 한 험로 코스를 달리는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한국지엠이 픽업트럭 콜로라도의 부분변경모델을 출시하며 최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국내 픽업트럭 경쟁에 맞불을 놨다. 각 업체들이 시장 초반에는 브랜드별 감성을 강조하기 위한 기본기에 충실했지만, 갈수록 다방면에서 진화한 차량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 리얼 뉴 콜로라도의 데크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한국지엠이 지난 14일 출시한 신형 픽업트럭 리얼 뉴 콜로라도(이하 신형 콜로라도)의 주요 신규 요소는 디자인 외 주행 보조 및 편의사양 위주로 탑재됐다. 신형 콜로라도의 주요 신규 주행보조사양에는 힐 디센트 컨트롤(HDC), 트랜스퍼 케이스 쉴드, 트레일러링 시스템 등이 담겼다.

경사로 저속주행장치로 번역할 수 있는 힐 디센트 컨트롤은 가파른 경사로를 내려올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느린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의미한다. 실제 지난 15일 한국지엠이 인천 중구 영종해안남로에 조성한 오프로드 코스를 신형 콜로라도로 주파해본 결과, 70도에 가까운 경사로에서도 시속 5㎞의 여유롭고 안전한 속도로 내려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다만 HDC의 경우 국내 경쟁 모델 가운데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가 앞서 선보인 기능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신기술은 아니다. 렉스턴 스포츠는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ESC)의 한 기능으로 경사로 저속주행장치를 구현한다. 다만 미국 완성차 업체 지프가 지난 2일 국내 출시한 픽업 트럭 글래디에이터에는 경사로 저속주행장치가 탑재되지 않았다.

▲ 리얼 뉴 콜로라도가 15일 인천의 한 험지 코스에서 트레일러를 장착한 채 주행하는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신형 콜로라도는 엔진 등 구동장치(파워트레인)를 보호하는 일종의 판인 트랜스퍼 케이스 쉴드와 함께 트레일러를 안전하게 견인하는데 유용한 기능을 새롭게 갖췄다. 트레일러링 시스템으로 불리는 해당 시스템에는 토우·홀(tow·haul) 모드와 스태빌리트랙 차체 제어 시스템 등 두 주요 기능이 담겼다.

토우·홀 모드는 ‘견인하다, 운반하다’ 등 뜻을 지닌 두 영단어로 만들어진 명칭이다. 이 기능을 활성화할 경우 트레일러 무게에 맞춰 기어 변속 패턴이 바뀜으로써, 차량이 힘에 부치거나 필요 이상의 견인력을 발휘하지 않도록 하는 등 스스로 제어한다. 스태빌리트랙(StabilTrak) 차체 제어 시스템은 고속으로 달리는 가운데 트레일러가 좌우로 비틀거릴 경우 자세를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차량 스스로 자세를 고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한국지엠을 비롯한 쉐보레 브랜드의 다수 차량에 안전 사양으로 적용돼 있다. 콜로라도는 이 기능을 안정적인 트레일러 견인을 위해 발휘한다. 신형 콜로라도는 이 기능을 활용해 진흙, 자갈밭 같은 험로 뿐 아니라 성인의 무릎 정도 수위를 갖춘 강이나 하천 등을 건넌다.

트레일러를 끌고 해당 코스를 돌파할 때 차량 내부에서 트레일러링 시스템이 기능하는 것을 충격이나 시각적 요소로 확인할 순 없다. 다만 코스를 지나는 동안 차량이나 트레일러가 불안정한 느낌없이 곧잘 이동하는 점을 통해 기능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다. 트레일러링 시스템도 렉스턴 스포츠, 글래디에이터 등 경쟁 모델에는 탑재돼있지 않다.

▲ 리얼 뉴 콜로라도의 1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신형 콜로라도의 주요 편의사양에는 스마트폰 충전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1열 열선시트 등을 꼽을 수 있다. 세가지 옵션 모두 경쟁 모델별 동일 옵션과 비교할 때 탑재 여부나 기능 수준 등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콜로라도는 수입 모델이지만 국산차 업체의 상품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가격에 대한 소비자 평가를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차량이다. 신형 콜로라도는 총 5개 트림으로 구성됐고, 최소 3830만원(익스트림)에서 최대 4649만원(Z71-X)에 달하는 가격이 책정됐다. 이전 모델이 3개 트림으로 3855만~4350만원에 책정된데 비하면 가격대 범위가 더욱 확장했다.

▲ 리얼 뉴 콜로라도의 2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한국지엠은 기본 모델인 익스트림의 옵션을 일부 하향 조정함으로써 진입장벽을 낮춘 대신 다양한 사양을 차등적으로 갖춰 세분화한 트림을 내놓음으로써 고객 선택폭을 넓혔다. 타사 모델에 비하면 중간 수준의 가격대를 갖춘 가운데, 소비자 취향에 따라 가성비 차이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쉐보레 브랜드 특유의 미국식 오프로드 감성과 국내 수입용 모델의 상품성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누리고 싶은 소비자에게 신형 콜로라도가 제격이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