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14일 국내 중소기업 ‘대면・온라인 수출지원’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정책의 골자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온라인 유통플랫폼 입점 및 상품 판매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관련 현업에 종사하는 업체들에게서는 “뭘 하고자 하는지 잘 모르겠다”라는 등의 시큰둥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지원 대책의 중소기업 비대면・온라인 수출 지원 4대 과제는 오프라인 현장지원 연계와 화상 상담회 고도화, 해외온라인몰 판매지원, 온라인・비대면 관련 유망스타트업 진출지원 그리고 지원시스템 체계화・전문인력 양성 및 인프라 확충 등이다. 해당 과제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성은 “글로벌 온라인 유통 채널을 활용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실현시키고자 하는 의도는 일단 긍정적이다. 

▲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문제는 현재 크로스보더(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온라인 유통) 방식으로 해외 플랫폼에 우리 제품들을 이미 판매하고 있는 현업 종사자들에게 정책이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국내 판매자들의 해외 플랫폼 입점 유치 지원은 이미 수 년 전부터 해외 전문 기업들이 국내에 별도 법인을 세우고 하고 있는 일이다. 세계 최대의 이커머스 기업 미국 아마존의 경우 2013년 설립된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라는 한국 법인을 통해 정기적으로 행사를 열어 국내 판매자들을 유치하고 미국, 일본, 유럽 아마존 입점을 도와주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알리바바도 한국에 법인을 세우고 국내의 중소 판매자들을 자국의 온라인 채널에 적극적으로 입점시키고 있다. 

굳이 해외 기업들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국내 이커머스 기업의 역직구 쇼핑몰을 활용해 현지에 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판매자들도 있다. 이베이코리아 G마켓은 글로벌샵, 중국 징동닷컴 월드와이드에 ‘11번가 전문관’ 등을 포함해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대부분 해외 대형 플랫폼들과 연결된 판매 중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우리나라 플랫폼에서 상품을 등록하면 이를 국내외 온라인 유통 플랫폼에 노출되도록 도와주는 대행업체들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플레이오토’, ‘사방넷’ 등 사이트가 있다.    

▲ 국내 판매자들을 글로벌 아마존 플랫폼에 입점시키고 있는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출처=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정부의 지원 정책에 대해 “몇몇의 중소기업 및 소규모 판매자들은 수혜를 입을 수도 있겠지만, 업계 전반에 큰 도움이 되는 지원 정책은 아닌 것 같다”라는 등 시큰둥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현업에서는 판매자들이 실제로 불편을 겪고 있는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정부에게 바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역직구 매출’의 누락이다.

현재 정부는 각 사업자들의 해외 판매 실적을 기준으로 물류비용·저리 대출 등 다양한 방법의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지원의 기준이 되는 실적은 해외 채널에 입점해 판매한 매출만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즉, 업체들이 해외 소비자들의 주문을 받아 직접 배송을 통해 역직구로 판매한 실적은 지원정책의 실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미국 아마존에 입점해 국내의 다양한 화장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B사의 한 대표는 “해외 플랫폼에서 판매된 것이든 역직구로 판매한 것이든 똑같이 해외 매출을 발생시킨 것인데 왜 이것을 다르게 여기는지 모르겠다”라면서 “국내 중소 판매자들의 해외 판매를 지원하고자 하거든 정부는 이처럼 현업의 실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방침을 “결론은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금을 푼다는 것인데, 현재 정부의 에산 집행에 대한 반발 여론을 의식해 애써 없는 내용을 포장해서 말한 것 같다”는 등 한껏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한 전문가는 “정부의 ‘좋은 의도’가 가장 효과적으로 현업에 전달되기 위해서는 각 산업의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