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캐리어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최근 미국 뉴욕 증시에서 애플, 아마존, 엔비디아와 같은 기술주들의 강세가 나타났지만, 에어컨(HVAC) 시스템 선두 기업 캐리어(Carrier)의 성장에 비할 수는 없다고 16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CNN은 “캐리어는 올해 3월 모기업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로부터 분리된 이후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라며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Refinitiv)에 따르면, 캐리어는 올해에만 143%의 놀라운 상승률을 보여 S&P 500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차세대 반도체 제조 업체인 엔비디아(NVIDIA)는 119% 증가에 그쳤다”라고 전했다.

캐리어는 미국 내 난방, 환기, 에어컨 시스템 제조 업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올해 여름, 재택근무를 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가정 내 노후화된 에어컨 시스템 교체가 크게 늘었고, 코로나19로 외출이 불안한 미국인들을 유인하기 위해 학교, 사무실, 쇼핑몰 등도 환기 시스템 교체를 대대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캐리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제한하기 위해 고안된 공기청정기도 판매하고 있다.

캐리어의 CEO인 데이비드 기틀린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코로나19 확산으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해 건강한 실내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하는 일다."라고 말했다.

▲ 출처=인베스팅닷컴

CNN은 캐리어가 S&P500 내에서 수익률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상장 시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캐리어가 거래를 시작했을 당시는 미국 증시가 바닥을 쳤을 시기라, 다른 주식들보다 최저점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수익률 2위인 엔비디아는 3월 저점과 비교하면 164%나 급등했다.

다만, 캐리어는 지난 7월 컨퍼런스 콜에서 6월 가정용 에어컨 시스템 계약이 100% 이상 급증해, 한 달 기준 계약 건수와 금액에서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또한 7월 계약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비록 상업용 건물용 시스템에 대한 수요는 줄었지만,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캐리어는 이미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고 건물의 다른 부분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대형 공기청정기 옵티클린(OptiClean)을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다. 캐리어 측의 설명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학교들이 옵티클린을 1500대를 주문하는 등 판매 대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기틀린은 “향후 실내 공기의 질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당연시될 것이다”라며 말했다.

월가에서는 캐리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의 데니 드레이는 7월 말 보고서를 통해 "최근 캐리어의 밸류에이션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다른 기업들의 평균을 훨씬 웃돈다"라며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로부터 분리되었을 때 그 채무까지 이전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JP모건체이스의 스티븐 투사 주니어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투자노트에서 캐리어의 경쟁력을 인정하면서도 4월 이후 오를 만큼 올랐다고 평가했다.

반면, 케이빅 캐피털 마켓의 분석가 제프리 해먼드는 지난 15일 캐리어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확대'와 목표주가 38달러로 커버리지를 시작했다. 캐리어의 현재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 29.69달러다.

캐리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후에도 수혜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캐리어는 이미 트럭, 기차와 선박에서 식품, 의약품과 같은 부패하기 쉬운 화물을 운송하는 데 사용되는 냉동 장비·모니터링 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다.

기틀린은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의 운송 시 저온 유통과 관련해 여러 회사와 협력하여 냉장과 화물 모니터링 솔루션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