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애플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전 세계 IT매니아들에게 ‘명절’과도 같은 애플의 신제품 발표 행사가 열려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됐다. 15일(현지시간) 애플은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이를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했다. 행사에서 애플은 신규 태블릿 PC·스마트워치 라인업 그리고 새로운 구독(Subscription)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에 대해 IT업계에서는 신제품의 출시를 반기면서도 거의 모든 내용이 ‘예상 가능한 것’이었다면서 아쉬워하는 반응들이 나왔다.

플래그십과 보급형 구분 라인업 

행사는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은 태블릿 PC ‘아이패드’의 신제품 2종(아이패드 에어·아이패드 8세대)의 공개로 시작했다. 애플의 설명에 따르면 아이패드 에어에는 최신 중앙처리장치(CPU) 칩 ‘A14 바이오닉’이 탑재됐다. A14는 애플 최초로 ‘5나노미터’ 공정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A14 바이오닉은 전작인 A13보다 전반적 기능은 40%, 그래픽 처리성능 30%가량 향상된 칩이다. 이로 인해 빠른 구동과 선명한 그래픽 구현으로 사용자들 4K급 영상의 손쉬운 편집, 더 몰입감 있는 게임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그 외로는 7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10.9형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 그리고 상단부 전원 버튼과 통합된 터치 아이디 등이 추가됐다. 

소소한 변화지만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변화가 있었으니 바로 USB-C타입의 충전 겸 기기 연결단자였다. 이를 통해 아이패드 에어는 종전보다 10배 빨라진 5Gbps 속도로 외부기기에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애플 기기에만 호환됐던 기존 연결단자 형태에서 벗어난 것은 추후 출시될 아이폰12에도 USB-C타입이 적용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으로 남았다. 

▲ 출처= 애플

보급형 모델인 ‘아이패드 8세대’에는 A12 바이오닉 칩이 적용됐다. 기기는 기존 보급형 제품보다 처리속도는 약 40%, 그래픽 성능은 약 2배로 향상됐다. 아울러 태블릿PC와 함께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스마트 펜슬인 ‘2세대 애플 펜슬’도 함께 공개됐다. 새 애플펜슬 역시 이전 제품들보다 향상된 속도와 다양해진 기능들이 돋보였다.  

스마트 워치 라인업 역시 태블릿PC와 마찬가지로 플래그십 제품 ‘애플워치 6’과 보급형 ‘애플워치 SE’ 등 2가지가 공개됐다. 애플워치 6는 무엇보다 혈중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강조했다. 이는 단 15초만에 착용자의 혈액 속 산소농도를 체크해 수치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코로나19를 포함한 호흡기 질환 환자들은 혈중 산소농도 수치가 떨어지는데, 애플워치는 이를 체크함으로 착용자의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보급형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 SE’는 애플 디바이스의 높은 가격대를 부담스러워하는 이들 혹은 어린이 고객들을 겨냥한 제품의 타깃 선정이 두드러졌다. 

▲ 출처= 애플

애플의 모든 서비스를 하나로, '애플 원'

하드웨어 디바이스와 더불어 애플은 각 기기들과 연동되는 구독형 서비스들을 선보였다. ‘피트니스+’는 애플워치가 착용자의 심장 박동, 칼로리 소모 등을 측정해 실시간으로 보여주거나  다양한 스포츠 트레이너들이 운동 노하우를 알려주는 영상을 애플 디바이스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함께 공개된 애플의 통합 구독 서비스 ‘애플 원’은 애플이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하나(One)로 통합시켰다. 애플 원에는 클라우드 서비스(아이클라우드), OTT 서비스(애플 TV+),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애플뮤직), 게임 서비스(애플아케이드) 그리고 애플뉴스, 애플 피트니스+ 등이 포함돼있다. 
  
피트니스+의 구독료는 월 9.99달러(약 1만2000원), 연간 79.99달러(약 9만5000원), 애플 원의 구독료는 월 14.95달러(약 1만8000원), 가족은 월 19.95달러(약 2만4000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늘 그래왔듯’ 두 서비스 모두 한국은 1차 출시국가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애플은 해당 서비스들을 올해 내 전 세계에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의 유저들도 곧 피트니스+와 애플 원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더 커지는 아이폰12에 대한 기대감 

일련의 애플 행사를 지켜본 IT업계 전문가들에게서는 “애플이 포장을 참 잘했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새로운 요소들이 없지는 않았으나, 디바이스와 관련해서는 공식 행사 이전에 여러 경로를 통해 유출된 내용을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아쉽다는 것이다. 심지어 애플워치 6가 그렇게 강조한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 기능은 이미 삼성전자의 ‘지난 제품’인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3에 적용됐던 기능이다. 애플은 소개 영상에서 왜 이 기능이 필요한지에 대해 공을 들여가며 설명했다.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는 기술에 나름의 포장을 한 것이다.  

무엇보다 올해 상반기부터 숱한 ‘떡밥’을 뿌리며 많은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아이폰12’의 공개가 미뤄진 것은 행사의 무게감이 떨어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애플은 이 모든 아쉬움을 뒤집을 수 있는 ‘아이폰12’라는 강력한 한 발의 총알을 가지고 있다. 모든 애플의 신제품들 중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것은 아이폰이다. 그렇기에 애플 마니아들에게는 다소 아쉬웠던 이번 발표의 기대감은 10월 중 공개될 것이라는 아이폰12로 옮겨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