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LG화학 주가 추이. 출처=갈무리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목표주가 100만원의 기대를 안고 있던 LG화학(051910)의 주가가 16일 급락했다. LG화학이 오는 17일 이사회를 통해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전지사업부를 분사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적 분할하는 전지사업부에 대한 기업공개(IPO) 소식이 더해지며 주가 급락에 속도가 가해졌다. LG화학은 지분 100%를 확보한 자회사 형태로 전지사업부를 분사할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LG화학의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전기자동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배터리 사업이 인기를 끌었던 만큼 LG화학의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전기자동차 시장과 배터리 사업의 전망을 좋게 내다보고 있던 터였다.

따라서 LG화학이 전지사업부를 분사하게 될 경우 주가에 악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으로 곧 다시 반등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분사 관련 내용이 구체화될 경우에는 주가가 더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화학, 전일 종가 대비 5.37% 떨어져

실제 LG화학의 주가는 전지사업부 분사 소식과 함께 급락했다. LG화학의 16일 종가는 68만7000원으로 전일 종가 72만6000원 대비 5.37% 떨어졌다. LG화학은 이날 장 중 최저 68만5000원까지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LG화학은 앞서 전지사업부 분사 소식이 전해지기 전 73만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전일 종가 대비 0.55% 오른 가격으로 장을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LG화학은 이날 장 중 최고 73만2000원까지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전일 종가 대비 0.83% 오른 수치다.

이와 함께 LG화학의 최근 3개월 간 주가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8월 27일에는 장 중 최고 78만5000원까지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LG화학의 실제 주가와 전망이 좋은 상황이었으나 분사 소식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게다가 오는 17일 이사회를 통해 해당 내용이 확정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LG화학의 주가는 추가적으로 더 폭락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장 일시적으로 하락할 순 있으나 이 같은 급락이 지속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가 급락은 과도한 부분이 있다”며 “분사 결정 자체가 확정이 아닌데다 확정되더라도 단기적으로 진행될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일정 부분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즉 아직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이 분리되지 않았으며, 언제 진행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당장 LG화학의 주식을 팔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또 분리되더라도 LG화학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도 “LG화학에서 분사된 전지사업부가 IPO를 추진한다고 해도 당장에 진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의 주가 하락은 일시적인 것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물적분할에는 통상 2~3개월이 소요되며, IPO는 그 이후에나 진행 가능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사회를 통해 구체적인 분사 일정 등이 나오면 LG화학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존 LG화학의 주가에 배터리사업부 실적 기대감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분사에 대한 내부 직원 반발도 남아있다. 연초 LG화학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논의된 배터리사업부 분사를 백지화한 바 있으며, 사내에서도 반발 기류가 흘렀다. 당시 노조측은 수년간 적자를 이어온 배터리사업부 실적을 타 부서가 메웠지만, 개선 전망이 나오자마자 분사에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