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정부로부터 퇴임 압박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구 사장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부적절한 처신을 발견해 퇴임을 종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 사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자진해 사퇴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왜 나가야 하는지 이유는 듣지 못했다”며 강한 불쾌감을 내비쳤다.

구 사장이 퇴임 압박을 받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국토부의 감사에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정부가 주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무리하게 추진되며 소위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가 불거진 것과 관련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안은 복잡하다.

인천국제공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초 직접 현장을 찾아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곳이다. 고용시장의 안전망을 강화한다는 취지였으나, 이후 전개되는 사태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공사는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자회사 정규직화를 제안한 것이 아니라 공사 직고용을 제안했고 이 과정에서 직원 처우 등이 더욱 나빠진다는 점이 알려지자 노사갈등은 극에 달했다.

파열음이 커지는 가운데 공사를 둘러싼 갈등은 공정의 문제로 번졌고 정부에도 큰 부담이 됐다. 그럼에도 구 사장은 강한 추진력으로 공사 직고용을 고수했으며 노동조합과의 충돌도 불사했다. 이 과정에서 최근 노사 모두 여야 정치인들에게 갈등봉합을 위한 대화요청을 하기에 이르렀고, 정부는 구 사장에 대한 퇴임 압박을 넣기에 이르렀다.

구 사장은 일단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그러나 인국공 사태의 책임을 구 사장에게 돌리려는 정부의 방침이 여전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구 사장이 토사구팽의 주인공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