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의 자동차 정비사가 홀로렌즈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으면 멀리 떨어져 있는 전문가가 홀로렌스 헤드셋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정비사가 보고 있는 것과 똑 같은 장면을 볼 수 있다.    출처= Microsof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당신이 다음에 차를 수리할 때에는 증강현실(AR) 헤드셋이 정비사가 차량을 원격으로 수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USA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HoloLens) 헤드셋을 미국 전역 383개 딜러들에게 보급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현장의 자동차 정비사가 홀로렌즈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으면 멀리 떨어져 있는 전문가로부터 실시간으로 원격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홀로렌스 헤드셋에 장착된 카메라가 정비사가 보고 있는 것과 똑 같은 장면을 전문가가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 헤드셋을 착용한 현장의 정비사는 멀리 있는 전문가를 보고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3D 화면을 통해 자신이 보고 있는 장면을 전문가에게 그대로 보여주면 전문가는 홀로렌즈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문제가 있는 엔진 부품에 화살표를 하거나 원을 그려 표시할 수도 있다.

회사는 이 기술이 차량 수리를 용이하게 하고 수리 시간을 단축시켜 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올해 초 13곳의 딜러들에게 이 헤드셋을 시범 사용한 이번에 전국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코로나가 대유행하는 기간 동안, 이 기술의 도입으로 딜러의 수리센터에 전문가를 보내지 않고 자동차를 수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기술시장 조사기관인 ABI 리서치(ABI Research)는 코로나 초기에 증강 및 가상현실 헤드셋 시장이 일시적으로 둔화되기도 했지만, 재택 근무를 하면서도 대면 업무를 해야 하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증강현실 헤드셋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BI는 올해에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약 200만 대의 판매가 예상되지만 2021년에는 3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전문가는 홀로렌즈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문제가 있는 엔진 부품에 화살표를 하거나 원을 그려 표시할 수도 있다.    출처= Microsoft

메르세데스의 엔지니어링 서비스 담당 프로젝트 팀장 앤드류 샌더스는 미국에서는 차량을 수리해야 할 때 자동차 소유자가 딜러의 수리센터로 차량을 직접 가져오는데, 딜러 수리센터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 딜러의 정비사는 플로리다 잭슨빌에 메르세데스 벤츠 USA본사가의 전문가들에게 문의하게 된다고 말한다.

"전화나 기존의 방식으로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회사의 전문가가 딜러의 수리센터까지 직접 찾아가서 차량을 수리해야 하지요.”

그러나 이제 홀로렌즈 기술을 도입하면서 딜러 수리센터의 정비사는 필요할 경우 본사의 전문가와 원격으로 동시에 수리 작업할 수 있다.

지난 5월, 샌더스는 엔진의 노킹 소리를 진단하려는 딜러 수리센터의 정비사들과 본사의 전문가들과 함께 홀로렌즈 세션에 참가했다.

"우리들은 현장에서 정비사가 실제로 하고 있는 작업을 홀로렌즈 화면을 통해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메르세데스가 구입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헤드셋은 소프트웨어 가격을 빼고 하드웨어 가격만 3500달러(410만원)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홀로렌즈는 2016년 처음 출시됐지만, 비싼 가격과, 과연 인력 양성 교육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그 채택이 빠르게 진행되지는 못했다.

메르세데스는 홀로렌즈 증강현실 헤드셋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몇 안 되는 자동차 메이커 중 하나다. 도요타도 차량 도장 두께를 측정하는 공정과, 균일한 색상을 유지하고 부식을 피하기 위한 녹 방지 코팅 공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실험 작업에 홀로렌즈를 활용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는 이번 조치에 앞서, 차량 3D 모델과 브레이크 시스템 같은 부품에 대한 정비 교육을 하기 위해서도 홀로렌즈 헤드셋을 구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