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없음> 리드 헤이스팅스·에린 마이어 지음, 이경남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넷플릭스의 성공비결은 ‘인재’다. 공동 창업자이자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회사는 ‘가족’이 아니라 ‘스포츠팀’이라고 말한다. 스포츠팀이라면 당연히 팀의 모든 자리에 ‘스타급’ 플레이어를 앉혀 놓아야 한다. 스타급 플레이어처럼 최고 인재도 평범한 인력 수십~수백명의 역할을 해낸다. 넷플릭스는 이들 인재가 조직내에 가득하도록 인재밀도(talent density)를 높이는데 주력한다.

최고 인재들은 서로의 성장에 기여한다. 기존 직원들에게도 자극이 되고 도움이 된다. 넷플릭스의 조직 문화와 인재 관리 원칙이 담긴 슬라이드 문서 ‘컬처 데크(culture deck)’에서는 A급 직원이야말로 회사가 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이라고 말한다.

최고 인재는 동종 업계에서는 최고의 연봉(pay top of market)을 주고 데려온다. 보너스 줄 돈이 있다면 연봉에 얹어준다. 연봉처럼 처음부터 확실한 보상을 보장받을 때 최고의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베스트 플레이어(최고 인재)들에게는 최대한 ‘자유와 책임(Freedom and Responsibility, F&R)’을 부여한다. 회사의 상사는 직원들의 결정을 승인해 주거나 거부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것이야말로 혁신을 막고 성장을 더디게 한다. 넷플릭스는 상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아이디어라도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면 실천에 옮기라고 독려한다. 상사의 비위를 맞추려 들지 말고, 회사에 가장 이득이 되는 것을 하라는 것이다.

최고 인재들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규칙 없음(No Rules Rules)’도 필요하다. 산업화시대에는 직원들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규정과 절차(Rules and Process, R&P)’ 문화가 주효했다. 반면 최고 인재들에겐 장애물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최고의 의사결정을 하려면 규제와 통제가 제거되어야 한다.

넷플릭스에선 이미 승인 절차, 계약 승인, 의사결정 승인, 성과 향상 계획, 핵심성과지표, 위원회에 의한 의사결정 등이 사라졌다. 이 외에도 정해진 ‘휴가 기간’을 없앴고, 출장 시 비용을 얼마나 쓸 수 있는지, 회사 물품 구입 시 얼마까지 결재 없이 구입할 수 있는지에 관한 규정도 삭제했다. 각종 규제와 제도를 없애면 관리인력과 비용도 줄어든다. 넷플릭스는 회사가 평생직장이 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내보내야 할 직원이 생기면 제대로 대우해서 내보낸다.

거대 기업들이 시장을 따라잡지 못해 속속 무너지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DVD 대여업에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같은 조직 문화 덕분이었다. 넷플릭스의 공동창업자이자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이 시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은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못하며, 환경이 바뀔 때 신속하게 방향을 틀지 못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사상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공동저자 에린 마이어 교수도 “넷플릭스의 이례적인 성공은 그들의 ‘좀 이상한’ 기업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