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제로(0) 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금융업권 간에 콜라보(협업) 금융상품이 새로운 유행상품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상품이 0% 대로 금리가 하락하자 신규 고객 유치가 여의치 않고 금융업권 간에는 상생으로 윈윈하는 구조로 운용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구조와 조건으로 운용되는지는 꼼꼼하게 따져보고 가입해야 본전을 찾을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콜라보 금융상품이 처음 시장에 선보였을 때 소비자들의은 신선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 상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저금리 기조로 마땅하게 투자할 상품이 없는 상황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고금리를 제공하는 조건이 표면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최근 은행권과 카드업, 증권업 간의 ‘콜라보 상품’ 출시가 잇따르는 것은 고금리와 색다른 혜택으로 ‘제로금리’ 때문에 마음이 멀어진 고객을 정기적인 거래를 하는 단골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콜라보 금융상품의 유형은 은행과 카드사가 제휴한 경우로 적금 상품에 신용카드 회원으로 가입하면 고금리를 제공하는 형태의 상품이 가장 많은 유형이다. 협업의 형태도 점점 다양하고 이색적인 유형이 개발되며 금융업권만 아니라 이종 업권 간에도 콜라보 시너지를 높여 결과적으로 기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로 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낮은 금리로 인해 금융권에서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려워졌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고금리와 차별화된 추가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유치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이런 콜라보 금융상품은 금융사 간 제휴 형태만 아니라 이종 업종 간 제휴상품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출시된 콜라보 상품들을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우리Magic적금 by현대카드’ 상품은 지난 7월 현대카드와 손잡고 출시한 상품이다. 이 적금의 특징은 우리은행과 현대카드가 거래실적에 따른 우대금리 제공하는 구조다. 금리는 연간 최고 5.7%이고 기본금리 연 1.7%에 우대금리 최대 연 0.5%와 특별우대금리 최대 연 3.5%를 지급한다. 가입대상은 실명의 개인(1인 1계좌)이다. 가입금액은 월 1만원~ 50만원 이하를 정액적립하는 방식이다. 가입기간 1년제 한 종류다. 우대금리 조건1은 우리은행을 처음거래하는 고객인 경우 연 0.5%p와 특별우대금리 조건2는 현대카드 신규 가입과 적금 가입기간 중 1000만원 이상의 이용실적, 급여이체, 자동이체 등 몇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우대금리 3.5%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Sh수협은행과 한국야쿠르트가 손잡고 출시한 ‘한국야쿠르트X수협은행 제휴 적금’은 수협은행 고객이 한국야쿠르트 회원이 되어 적금과 야쿠르트의 매출 향상을 동시에 이룰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이종업종 간 콜라보 상품으로 한국야쿠르트가 온라인몰 고객 모집을 위해 금융 상품까지 내놓은 것이다. 한국야쿠르트-수협은행 제휴 적금은 1년 만기로, 월불입금액 중 10만원까지는 연 최대 5.2%의 금리를 제공한다. 1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Sh수협은행 적금 기본금리 연 2.6%를 적용한다. 가입금액을 기준으로 금리를 차등지급하는 방식이다. 가입기간은 오는 10월 31일 까지 8천명에 한해 선착순 판매한다.신청 방법은 국야쿠르트 대표 제품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장케어프로젝트 MPRO3’, ‘쿠퍼스 프리미엄’ 중 하나를 주 5회 이상 정기 음용 신청하고 수협은행의 적금을 가입하면 된다. 한국야쿠르트 온라인몰 ‘하이프레시(hyFresh)’를 통해 가입 가능하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우리카드와 손잡고 2만 계좌 한정의 연 10% 금리의 ‘핫딜적금X우리카드’를 출시했다. 이 적금의 가입 기간은 1년제로 매월 20만원씩 정액을 납입했을 때 원금 240만원에 약 20만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 상품의 특징은 최근 6개월 우리카드 이용 실적이 없는 고객이 우대금리 지급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 포함 연 최고 10%의 금리를 제공하는 점이다. 우대금리 제공 대상 카드는 '카드의 정석' 언택트(UNTACT)·디스카운트(DISCOUNT), 포인트(POINT) 3종이다. 금리는 기본금리 연 1.8%에 우대금리 8.2% 조건이다. 우대금리는 케이뱅크에 새로 가입하거나 적금에 들 때 마케팅 수신에 동의하면 0.5%, 우리카드 신규 가입고객이 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연 4.2%~연 5.7% 우대금리를 더 받는다. 여기에 해당 카드로 월 1건 이상 자동이체를 설정하거나 교통카드 결제를 6개월 이상하면 연 2.0%의 우대 금리를 추가로 적용받아 최고 10% 금리를 받게 된다. 가입 기간은 1년이고, 월 납입액은 최대 20만원이다.

카카오뱅크도 대형 할인점 이마트와 손잡고 적금 가입자에게 이마트 할인쿠폰을 주는 ‘26주적금 위드(with) 이마트’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단기간 한정판매하는 상품으로 적금 금리는 기본 연 0.9%에 자동이체를 등록하면 0.2%우대금리를 더해 연 1.1%의 금리를 지급한다. 여기에 이마트는 이 상품 가입 고객에게 최대 8만8000원의 할인 쿠폰과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가입 고객이 매주 자동이체에 성공하면 3주마다 할인 쿠폰이 제공되고, 이를 이마트 매장에서 일정 횟수 이상 쓰면 캐시백이 지급되는 식이다. 이 상품의 특징은 2030 세대 소비층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 모으기 위한 아이디어상품으로 주별로 채증납입하는 방식으로 26주간 납입 적금이다. 가입은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가입하면 된다. 적금 운용은 최초 가입한 금액만큼 매주 납입 금액이 증가한다. 예를 들어 1주차에 1000원을 납입하면 2주차에는 2000원, 26주차에는 2만6000원으로 납임 금액이 늘어난다. 최초 가입 금액은 10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1만원 중 선택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대카드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6개월동안 세전 연 7%를 받을 수 있는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상품을 출시했다. 특판 RP에 가입하려면 반드시 현대카드의 하나금융투자 특판RP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디지털러버(DIGITAL LOVER)’ 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또 하나금융투자의 RP 상품에 가입하고 현대카드 사용실적이 있어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대금리는 1인당 월간 50만원씩 6개월 동안 300만원까지 적용 받을 수 있다. 단, 한도가 소진되면 조기 종료 될 수 있다. 이용실적은 신청일이 포함된 달을 기준으로 6달 동안 누적으로 100만원 이상 결제하거나 5달 동안 매달 20만원 이상 이용실적을 충족해야 한다. 처음에는 일반 RP CMA 수익률(세전 연 0.55%)이 적용되지만 6개월 시점에 현대카드 이용 조건을 충족하면 6개월간 입금한 금액에 대해 세전 연 7%가 소급 적용된다. 그 후 다시 일반 RP CMA 수익률로 전환된다.

콜로보 상품 가입 시 먼저 주거래은행 거래 손실 따져봐야

이들 상품 외에도 최근 콜라보 상품의 출시가 증가하고 있으나 금융권 관계자들은 고금리라는 단순 조건에 넘어가지 말고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잘 체크한 다음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콜라보 상품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거래하던 주거래 은행에서 받고 있는 단골고객의 혜택이 중지될 수도 있어 소탐대실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주거래은행에서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대출금리의 할인 혜택을 못 받을 수 있다. 기존에 연결된 급여이체, 자동이체, 카드결제 연결계좌 등을 변경하게 되면 당장 다음 달부터 주거래 고객의 등급이 하락하여 대출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

적금 금리는 표면적으로 많이 높아 보여도 소비자가 얻는 이익은 그리 크지 않다. 은행 입장에서 적금의 지급이자는 정기예금 처럼 가입금액 전액에 대해 처음부터 고금리를 지급하지 않는다. 매월 월부금에 대해 이자를 붙이기 때문에 최고 원금액에 최고 금리를 제공하는 기간은 정확하게 마지막 한 달만 지급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거래고객의 지위를 상실하면 대출금리의 상승은 대출금 수억원에 대한 금리 상승 부담을 고스란히 받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시키기 쉽지 않은 이유는 신규 신용카드 발급은 좋으나, 일정 수준 이상 금액을 새 카드로 이용하지 않으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없다. 이 경우도 기존에 주로 사용하는 카드는 여러가지 혜택이나 대출금리를 우대받기 위한 조건이 약속되어있다. 그런데 이 약속을 이행할 수 없게 된다.

급여이체나 자동이체 등도 한 곳에 먼저 연결되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기존의 조건을 충족할 수 없게 되어 한 개의 이익은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 기존 혜택이 새 혜택보다 클 때 손해를 보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대금리 제공 조건을 살펴보면 충족해야 할 항목이 너무 많은데다 세밀하게 확인하면 까다로운 점이 있어서 실질적인 이자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 면서 “고금리에 혹하기 보다 먼저 충족해야 할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신중하게 가입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