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팟캐스트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물론 음원 스트리밍 시장 대비 아직은 그 비중이 미비한데다 성장성에 있어서도 존재감은 낮지만, 인공지능과 구독경제로 향하는 엘도라도가 되기에는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글로벌 팟캐스트 시장을 호령하는 플레이어는 스포티파이와 애플, 그리고 구글 유튜브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만개에 따라 각 플레이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 아마존 에코. 출처=갈무리

아마존 전격 참전
아마존 뮤직이 팟캐스트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아마존 뮤직이 가입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시청할 경우 팟캐스트를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가동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미국 팟캐스트 시장 시청자가 1억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마존 뮤직이 일종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음원 스트리밍의 강자 스포티파이는 지난 5월 미국 코미디언 조 로건(Joe Rogan)과 1억달러 상당의 시청 독점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스포티파이가 보유한 팟캐스트 채널만 무려 150만개 이상읻다.

애플도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미국 시장에서 팟캐스트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는 가운데 하드웨어 기반의 iOS 생태계에서 팟캐스트 영토를 넓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아마존 뮤직도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팟캐스트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 스포티파이가 작동하고 있다. 출처=갈무리

인공지능, 그리고 구독경제
스포티파이와 애플, 구글 유튜브에 이어 아마존 뮤직까지 팟캐스트에 뛰어든 배경에 시선이 집중된다.

사실 팟캐스트 시장은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하지만 전체 음원 스트리밍 시장과 비교하면 1%에 불과하다. 그러나 팟캐스트는 음원 콘텐츠라는 점에서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강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5G 시대를 맞아 보이스 콘텐츠가 각광을 받는 가운데 그 연장선에서 팟캐스트의 콘텐츠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단순한 음악을 넘어 스토리라는 보이스 콘텐츠 강점을 가졌기에, 보는 각도에 따라 음원 스트리밍과 비교해 더 강렬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테크인사이드연구소의 박지남 연구원은 "음원 스트리밍이 인공지능 스피커 등과 만나 본격적인 초연결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팟캐스트도 비슷한 특성을 가진다"면서 "아직 팟캐스트 시장은 완전히 개화되지 않아 성장성이 충분하고, 무엇보다 보이스 기반 스토리라는 콘텐츠는 마치 라디오처럼 일상생활에 깊숙히 파고들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반 인프라 확장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보이스 콘텐츠가 인공지능 스피커와 만나 다양한 가능성을 만개하는 가운데, 팟캐스트라는 콘텐츠도 다양한 인공지능 기기에 연결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마존 뮤직은 팟캐스트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하며 자사 인공지능 스피커인 아마존과의 연동성을 크게 강조한 바 있다.

생태계 확장의 측면에서 구독경제 비즈니스를 가동하기에 용이하다는 분석도 있다. 팟캐스트 자체가 팬덤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팟캐스트를 일종의 미끼로 삼아 내부 생태계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크게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각 플레이어의 성격에 따라 그 방식은 약간 결이 다르다.

스포티파이는 우선 음원 스트리밍을 중심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팟캐스트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런 이유로 음원 스트리밍과 팟캐스트의 궁합에 더욱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애플은 구독경제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온라인 신제품 발표 행사가 열린 가운데 등장한 애플 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애플 원은 아이클라우드를 비롯해 실시간 음악 재생 서비스 애플뮤직, 나아가 영화·드라마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TV플러스와 애플뉴스, 게임서비스인 애플아케이드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그 연장선에서 팟캐스트는 당연히 콘텐츠 사업의 매출을 키우는 조력자이자 애플이 추구하는 iOS 생태계의 락인 효과를 일부 담당할 전망이다.

아마존 뮤직은 철저하게 하드웨어 기반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키우는 전략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애플 뮤직의 전략과 비슷하며 이미 마련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락인하는 효과에 주로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 출처=갈무리

확장성도 매력적
글로벌 시장에서는 음원 스트리밍을 중심으로 팟캐스트가 확장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국내서도 일부 발견된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튜브가 음원이 아닌 스토리 콘텐츠 중심의 전략을 가동하는 것처럼, 국내서도 팟캐스트는 음원과의 관련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스토리 자체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경향도 발견된다.

팟캐스트의 콘텐츠 경계가 음악을 넘어 오디오북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이유로 국내 시장진출 초읽기에 들어간 스포티파이가 본격적으로 활동할 경우 네이버 오디오 클립은 물론 릴리의 서재 등 오디오북 플레이어들과 장기적 관점에서 격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현재는 ICT 기술 플랫폼 기반의 팟캐스트 전략은 기반 생태계의 단단함을 지향하면서 구독경제의 틀을 고수해 팬덤을 확보, 이를 자사가 가지고 있는 다른 생태계로 확장시키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팟캐스트의 확장에 따른 콘텐츠 경계의 붕괴는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이 생태계를 어떤 방식으로 구축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