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시중은행 본점. 왼쪽부터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 은행 본점. 출처=각사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저금리 대출과 중금리 대출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손이 많이 가는' 중금리 대출비중을 줄이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금리 대출비중은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반면, 우량 차주들 위주 시장인 저금리 대출비중은 90%를 넘어섰다.

▲ 자료=은행연합회 참고
중금리 비중 8.2%→2.8%로 '다이어트'…저금리는 90%대 돌파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7월 전체 신용대출 중 중금리대출(연 6~10%)이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2.88%다. 

이는 작년 7월(8.20%)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비중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 된 지난 3월 4.44%, 전달인 지난 6월 3.40%보다도 추가 하락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1년 새 중금리대출 비중을 가장 크게 줄였다. 하나은행의 신용대출 가운데 중금리대출 비중은 작년 7월 15.5%에서 지난 7월 5.7%로 9.8%포인트(p) 하락했다.

이어 우리은행(7.4%p), 국민은행(5.5%p), 신한은행(3.5%p), 농협은행(0.4%p)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은 저신용자 대상이다 보니 다른 대출에 비해 연체율 관리 등에 손이 더 많이 간다"라면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이자 상환유예 조치 등으로 건전성 관리를 하려는 시중은행 입장에서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마진도 크지 않은 중금리 대출을 우선적으로 거리를 둘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금리 대출비중 감소에 따른 반대급부로 4% 미만 저금리 대출비중은 지난 6월 90%를 넘어선 후에도 비중 확대가 심화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 7월 4%미만 대출비중은 91.62%다. 전달인 6월 91.06%를 기록하며 올 들어 처음으로 90% 비중을 넘긴 데 이어 또 다시 비중이 1.56%p 커진 것이다. 작년 7월 77.56%였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14.06%p나 비중이 커진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당 구간 비중이 늘어난 데는 중금리 대출비중을 인위적으로 줄인 영향도 있겠지만, 기준금리 하락으로 낮아진 시장금리를 이용하려는 수요자가 대폭으로 늘어난 영향도 크다"고 진단했다.

아직 집계자료가 나오지 않았으나, 신용대출 수요는 이달 들어서도 큰 폭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5일 하루에만 3448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신용대출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신용대출 관리 방안을 주문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관리 계획안을 받을 계획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들은 우대금리 적용 폭과 수준을 하향 조정해 신용대출 금리 수준을 올리고,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을 포함한 특수직 등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