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다코리아의 준중형 SUV CR-V 터보.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혼다코리아(이하 혼다)가 지난 7월 말 출시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 터보는 국내 일본제품 불매운동 때문에 양호한 상품성이 가려진 차량으로 평가된다. 

시원하게 내달리면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과 함께 넉넉한 적재공간을 제공하고 높은 실 연비까지 구현하는 등 잠재 고객을 유인할 만한 매력을 갖췄다.

▲ CR-V 터보의 측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CR-V 터보는 국산차 가운데 현대자동차 투싼과 비슷한 실내외 규모를 갖추고 있다. CR-V 터보의 주요 제원별 수치는 전장 4630㎜, 전폭 1855㎜, 전고 1680㎜, 축거 2660㎜ 등 수준을 보인다. 투싼과 비교할 때 전장이 155㎜ 긴 반면 축거는 10㎜ 짧다.

▲ CR-V 터보의 2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에 따라 실내공간은 투싼이나 동급 국산차를 탔을 때 체감할 수 있는 것과 동등한 수준의 규모를 갖췄다. 2열의 레그룸이나 헤드룸도 성인이 탑승했을 때 부족함 없는 정도의 공간을 탑승자에게 제공한다.

▲ CR-V 터보의 트렁크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다만 트렁크 용량은 561ℓ로 투싼(513ℓ)보다 48ℓ나 크다. CR-V 터보의 2열 시트를 앞으로 접었을 때 확보할 수 있는 적재용량은 1756ℓ로 동일한 조건의 투싼 용량 1503ℓ과 격차를 더욱 벌린다. CR-V터보가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시트와 트렁크 바닥(플로어) 사이 간격을 줄이고 편평한 형태를 갖출 수 있도록 설계된 덕분이다.

CR-V 터보를 조작할 땐 이용자를 배려하는 듯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탑승문은 열고 닫기에 약간 무겁지만 열린 각도에 따라 촘촘이 멈춰서기 때문에 탑승자가 원하는 만큼 열어놓을 수 있어 편리하다. 많은 차량이 있는 주차장에서 문을 조금만 열어야 하는 등 상황에서 요긴한 기능이다. 트렁크 도어도 버튼을 한번만 누르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등 조작하기 편하다. 모바일 기기를 블루투스로 한번 연결한 후 재연결할 때 모바일 기기의 블루투스 기능만 켠 채 시동을 걸면 빠르게 연결되는 점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 CR-V 터보의 1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페달이나 핸들(스티어링 휠)이 가볍게 조작되는 점도 운전자의 조작 부담을 줄여주는 요소다. 핸들은 중속·저속 주행 상황에서 가볍게 돌아가고, 고속 주행 시엔 전자식 스티어링 기술에 의해 무거워짐으로써 조작 편의와 안정성을 동시에 구현한다. 조향 기어비가 높게 설정돼 있어 핸들을 덜 돌려도 차량의 진행 방향이 잘 바뀌기 때문에 좁은 길을 지나는 등 도심 운행에 적합한 성능을 발휘한다.

페달도 가볍게 밟히지만 원래 위치로 되돌아오려는 힘인 탄성이 잘 느껴진다. 이 같은 페달 특성도 움직이고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 시에 발목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준다.

▲ CR-V 터보의 엔진룸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CR-V 터보는 이름에 걸맞게 시원한 가속력을 뽐낸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CR-V 터보 두 트림 가운데 4WD 투어링 모델에 구동장치(파워트레인)로 1.5ℓ 배기량의 직렬 4기통 직접분사식 가솔린 터보 엔진과 무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이에 따라 최고출력 193마력(ps), 최대토크 24.8㎏·m 등 수준의 구동성능을 발휘한다.

CR-V 터보는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땐 페달을 약간 깊게 밟아야 충분히 속력을 내지만 빨라질수록 속력을 가뿐하게 끌어올린다. 제동력도 매끄럽게 잘 발휘한다. 고속 주행상황에서 위태로운 느낌 없이 속력을 부드럽게 낮추고, 정지할 때도 차가 덜컹거리는 일 없이 부드럽게 멈춰선다. 다만 경사로에서는 엔진 회전 수(rpm)를 높여야 충분한 속력을 발휘할 수 있다.

▲ CR-V 터보의 후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CR-V 터보는 선 굵은 외관 디자인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과속방지턱이나 불규칙한 노면을 지나갈 때 통상 SUV에서 느낄 수 있는 것보다 덜 울렁거리며, 최초 충격이 발생한 후 잔떨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곡선 구간을 주행할 땐 낮은 조향 기어비와 비교적 짧은 축거로 인해 동급 차량에 비하면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의 돌파력을 발휘하지만 정속 주행할 땐 이 같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실 연비는 공인 연비에 비해 훨씬 높게 나온다. 경기 남양주시에 강원 화천군까지 80㎞ 가량 구간을 왕복하며 두 차례 연비를 측정했다. 남양주시에서 출발하는 코스에선 일부 구간을 다릴 때 스포츠 모드로 전환해 고속 주행하고 서너번 가량 급제동을 실시했다. 창문을 열거나 공조기능을 작동시키진 않았다. 반대 코스에선 정속주행을 최대한 실시했고 급제동은 실시하지 않았다. 에어컨을 2~3단계로 틀어놓은 채 달렸다. 이때 기록한 연비는 각각 14.8㎞/ℓ, 17.6㎞/ℓ이다. 공인 복합연비 11.5㎞/ℓ보다 높은 수치다. CR-V 터보는 다만 오르막길을 오를 때 연비가 낮아지는 것을 계기판에서 목격할 수 있을 만큼 경사로에 취약한 면모를 보였다.

CR-V 터보는 혼다 차량 고유의 안정감있는 주행성능과 실용성을 충분히 계승해나가고 있는 모델이다. 차량의 넉넉한 적재공간과 높은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