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국경장벽, 비자제한, 망명제도를 모두 원상복구 시키겠다고 말한다..   출처= Global News Archiv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본 기사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와의 정책 비교 시리즈(Where Trump and Biden Stand on ①Tax Policy, ②Big Tech, ③Immigration)를 세 차례에 걸쳐 게재한 것임.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비자제한, 망명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이러한 정책들 중 상당수를 원상복구 시키겠다고 말한다.

이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선거운동 때부터 그리고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테마였다. 그는 거의 모든 형태의 미국 이민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폈다.

그러나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 동안 이민과 관련해 추진해 온 거의 모든 변화를 되돌리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바뀐 이민 관련 정책은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국경장벽 건설, 다수의 국가로부터의 여행 금지,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기간 동안 망명자들을 막기 위한 남쪽 국경 폐쇄, 불법으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던 젊은 이민자들의 강제추방을 막기 위해 취업자격을 받을 수 있도록 2년의 유예 기간을 주는 제도인 DACA 프로그램의 종료, 영주권 신청자들에 대한 재산 검사, 남부 국경의 망명 신청자들을 멕시코로 돌려보내 이민 청문회를 받도록 한 것 등등.

워싱턴의 초당적 싱크탱크 이민정책연구소(Migration Policy Institute)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까지 이민과 관련해 무려 400건 이상의 새로운 정책을 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거의 전부 되돌려 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 금지를 폐지하고, DACA를 복원하고, 재산 검사를 폐지하고, 망명 신청자들을 멕시코로 돌려보내는 것도 중단시키겠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단행한 취업 비자 범주 전면 금지를 해제할 뿐만 아니라, 취업을 위한 영주권 대상자를 늘리고 미국에서 학교를 졸업한 해외 유학생들의 시민권 취득을 더 쉽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강경한 이민 정책이, 많은 이민자들이 불법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공공자원을 약화시키며, 미국 국민들과 일자리를 놓고 불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바이든은 이민자들이 미국 문화 구조의 핵심을 이루고 있고, 기술에서 농업에 이르기까지 경제의 주요 부문에서 그들의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의 정책들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국경 문제

미국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첫 2년 동안, 트럼프의 핵심 선거 공약인 남부 국경장벽 건설 자금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방부 예산을 장벽 건설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약 300마일 길이에 30피트 높이의 철책을 세웠으나, 5마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존의 국경장벽을 대체한 것이었다.

▲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정책은 단순한 장벽 건설을 넘어, 근본적으로 합법적인 입국항로의 접근을 제한하고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이주민들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다.    출처= 뉴욕타임스(NYT) 캡처

바이든은 상원의원 시절인 2006년에, 700마일의 국경 장벽 건설에 자금을 지원하는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여러 민주당원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바이든은 이번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장벽을 '강박 관념'이라고 비난하며 그가 당선되면 취임 첫 날에 장벽 공사 중단을 명령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정책은 단순한 장벽 건설을 넘어, 근본적으로 합법적인 입국항로의 접근을 제한하고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이주민들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망명제도가, 그들의 청원을 듣기 위해 몇 달 또는 몇 년이 걸린다는 점을 이용해 그 기간 동안 미국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제적 이주민들을 끌어들인다고 주장한다.

한편 바이든은 이민자들이 왜 자기 나라를 떠나게 만드는지에 대한 근본 원인을 다루는 전략을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6년, 빈곤과 폭력에 방치되어 있는 중앙아메리카 국가에 7억5000만달러의 원조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통과시켰지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 원조 계획을 중단시켰다.

합법 이민

바이든은 이민 제도의 현대화를 공약했는데, 이것은 확실히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것이다. 그는 영구적인 법적 신분을 갖지 못한 1100만 이민자들에게 시민권을 주는 방안을 원한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반대하고 있지만 의회 내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미국 내 농장 노동자들에게 합법화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이든은 또 매년 발급하는 취업 비자의 수를 늘리고, 특히 인도 이민자들의 수 십 년 소원인 국적별 비자 발급 한도 제한을 페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 기술이나 전문 직업 등 자격에 기반한 비자 발급을 주장하는 한편, 그가 소위 ‘체인 이민’이라고 부르는 가족 단위 이민을 제한했다. 트럼프 정부 들어 거의 모든 취업 비자 발급 거부율이 높아졌는데, 예를 들어 고숙련 이민자에게 발급하는 H-1B 비자 신청자 거부율은 2016년 6.1%에서 2019년 15.1%로 높아졌다.

많은 기업들, 특히 기술 회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반대해왔다. 애플, 테슬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 기술기업 경영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H-1B 등 여러 취업 비자 프로그램에 대해 신규 이민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은 산업 경쟁력을 해치고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난민과 망명자

바이든은 대통령이 되면 년간 12만5000명의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공약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매년 미국이 받아들이는 난민 수를 꾸준히 줄이며 2020년 상한선을 사상 최저인 1만8000명으로 설정했다.

바이든은 또한 110만건이 넘는 밀린 사건을 처리할 이민 판사를 더 많이 고용하고 이민법원에서 이민자들에게 변호사를 제공하는 등, 이미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불법 이민자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보호하도록 망명 절차를 바꾸기를 원하고 있는데, 이 또한 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