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2018년 9월 13일 정부는 출범 이후 가장 큰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투기 차단 및 실수요자 보호'라는 원칙 아래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하 9·13 대책)이다. 9·13 대책의 주요 골자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정안으로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에게 양도소득세 등을 추가 과세하면서 징벌적 과세안이라는 말이 나왔다. 

대책의 여파는 컸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보면, 2018년 9월1주(9월3일기준) 0.47%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26%(9월17일기준)에서 0.10%(9월24일기준)으로 2주 만에 10% 내외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강남4구 매매가 변동률은 0.66%(9월3일)에서 0.29%(9월17일기준), 0.07%(9월24일기준)으로 급락해 대책 여파를 크게 보여줬다.

서울 아파트 시세의 풍향계라고 일컬어지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실거래가 변동에서도 대책의 여파는 나타났다. 은마아파트 전용 84.43㎡이 2018년 9월4일 20억5000만원(7층)에 실거래가를 쓰면서 꾸준히 올라간 반면, 9·13대책 이후 같은 해 12월 28일 17억2000만원(7층)에 거래되면서 거래가가 잡히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가격 조정이 오래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은마아파트 전용 84.43㎡은 2019년 3월11일 16억9500만원(13층)까지 거래되다 가격 변동성이 심해져 다시 상승세를 그렸다. 결국 대책 발표 10개월 만인 2019년 7월1일 20억4000만원(10층)에 거래돼 종전 가격대를 되찾았다. 시장 일선에 있는 한 공인중개업자는 "9·13대책 이후 잠깐 거래가 주춤하다 다시 올랐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거래 주춤 관망세 확산...풍선효과로"

지난해 초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던 강남권 집값에 정부는 대책 발표 시기를 쟀다. 특히나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이어가던 비정상적인 상승세에 7월 초부터 분양가 상한제 실시를 예고했다. 지난해 12·16대책을 발표해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지, 종부세 0.1%~0.8% 인상 등의 과세 부담 강화 대책을 재개했다.

'풍선효과'가 부동산 시장에 최대 화두가 됐다. 12·16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으로 묶이고 거래 규제가 강화되자 투기수요들이 호재 있는 수도권 지역으로 옮겨간 것이다. 당시 산본 내 한 공인중개업자는 "투자하는 분들이 젊은 층으로 바뀌었다"며 "서울에 투자할 곳이 없다보니 내려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정부는 '풍선효과' 잡는 핀셋 규제를 이어갔다. 경기 남부권 주요 '풍선효과' 지역인 수원·용인·성남에서 용인과 성남을 뺀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안양 만안구, 의왕시만을 2·20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다. 해당 5개 지역에 대출규제와 전매제한 등을 적용했다. 조정대상지역 내 3억원 이상 집을 매입하면 무조건 자금조달계획서가 의무화됐다. 

2.20대책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시작돼 부동산 시장은 예측이 불가능해졌다. 

7·10 대책 여파 언제까지

정부는 지난 7월10일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7·10대책)을 내놨다. 대책의 골자는 '다주택자·단기 거래에 대한 부동산 세제 강화'다. 과표 94억원 초과 다주택자(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종부세 최고 세율 6.0%을 적용했다.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율도 대폭 인상했다. 규제지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 인상도 포함됐다. 여기다 다주택자와 법인의 취득세율도 올렸다. 법인의 취득세율도 12%로 대폭 끌어올려 9·13대책보다 강한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정책이라면서도 "과세논란과 조세저항으로 다주택자 매물 출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한편에선 "연말이나 내년 초쯤에 다주택자 매물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의 9월2주(9월1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4주째 0.01%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매수·매도자들의 '눈치보기'가 심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강남권은 매수 관망세가 강해졌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7.10대책에 따른 보유세 부담과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매수세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강남구(0.01%)는 수서동 등 신축 위주로, 강동구(0.01%)는 9억원 이하 위주로 상승했다. 다만 송파(0.00%)와 서초(0.00%)는 단지별로 상승·하락 등 혼조세 보이며 보합을 유지했다. 

강남권 시장 일선 관계자들은 매수자들이 '눈치보기'를 할 뿐, '하락'으로 쉽게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서초구 반포동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 중에서도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더욱 몰리는 상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