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던전앤파이터 이미지. 출처=넥슨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넥슨의 최대 히트작 ‘던전앤파이터’가 직원 일탈 문제로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넥슨이 유저와의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다.

15년째 국내 서비스를 진행하던 던전앤파이터는 이달 최대 위기를 맞았다. 개발사 네오플 내부 직원의 일탈로 던전앤파이터에서 아이템 부정 수급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해당 직원은 툴 작업(창고나 인벤토리 등의 데이터 정보를 직접 일괄적으로 수정하는 작업) 업무를 할 때 본인의 계정에 임의로 아이템을 등록하고 이러한 작업 기록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타 유저가 보기에 비상식적인 게임 내 능력치를 갖췄다.

또 이 직원은 트레이드, 우편, 경매장 등을 통해 재화를 외부로 유출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재화에는 90프로 +12 장비 증폭권(40개), 90프로 +11 장비 증폭권(50개), 90프로 +12 장비 강화권(10개)를 비롯해 모순의 결정체(6만7954개), 시간의 결정(4262개), 증폭 보호권(203개), 순수한 증폭서(24개) 등이 포함되었다. 이들 아이템 가치는 현금 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네오플은 사건이 공론화된 지 약 일주일 만에 해당 직원을 해고하고, 관련 책임자인 팀장, 디렉터, 본부장 등에게 해고 다음으로 가장 큰 징계조치인 정직 처분을 내렸다. 이어 이 문제를 내부 해결에서 그치지 않고 경찰에 형사 고소했다.

노정환 네오플 대표는 “필요한 모든 인력과 재원을 투입해서 부정 행위가 불가능하도록 DB tool 작업 프로세스상 취약점 보완, 점검시간 중 테스트 프로세스 개선, 어뷰징 의심 신고 핫라인 구축, 상시 직원 모니터링 강화 등 이번과 같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사후적으로도 크로스 체크할 수 있는 서비스 환경을 신속히 구축하겠다”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회사 측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 역대 최대 수준의 보상 아이템도 지급했다. 클론 레어 아바타 풀 세트 상자, 찬란한 엠블렘 풀세트 상자, 버프 플래티넘 엠블렘 선택 상자, 100프로 +12 장비 강화권(또는 100프로 +8 장비 재련권) 등을 던파 모든 유저에게 지급했다. 해당 아이템들은 던파 골드 시세를 기준으로 현금으로 환산해도 3~6만원 수준의 고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던전앤파이터 첫 출시 시점부터 10년 이상 간헐적으로 게임을 즐겨온 한 유저(28)는 “그동안 이 정도 수준의 아이템을 뿌린 적은 없었다. 회사가 이번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긴 한 것 같다”면서 “오히려 역대급 보상에 복귀 유저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유저들이 이 문제에 대해 쉽게 넘어가지는 않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일탈을 일으킨 직원이 앞서 던전앤파이터에서 또 다른 부정을 저질렀던 인물이라는 점과 이번 이슈를 파헤친 주체가 던파 유저들이었다는 점 등이 신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부정 직원에 대한 해고 조치를 발표한 지 일주일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던파 관련 커뮤니티에는 이번 이슈와 관련된 불만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또 부정 생성된 아이템이 유출된 창구인 경매장에서 물건 판매자의 아이디를 공개 전환해야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17일부터 실질적인 직원 일탈 재발 방지 프로세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하며 유저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다. 

우선 문제의 근원인 DB 툴 작업 프로세스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존의 한 명의 개발자가 많은 권한을 갖게 됐던 과정을 바꾸고, 개발, 빌드, 실행 담당자 간 접근, 권한을 차단하여 어뷰징을 방지할 예정이다.

또한 점검 중 개발자의 개인 계정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부분과 관련해서 점검 중에는 테스트 계정으로만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고 테스트 계정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이번 사건이 유저의 제보 이후 발빠르게 조치되지 않았다는 점 관련해서는 어뷰징 신고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전체 프로세스에 누락이나 공모가 발생할 수 없도록 책임자 관리 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직원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사내 접속 계정의 로그인/로그아웃 시점 별 비정상 행위 발생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한다. 비정상 의심 케이스 발생 시엔 소속부서 전원에게 리포팅하고, 사내에서 게임 접속 시 지속적인 경고 메시지 알림을 울리는 방식을 도입한다.

한편, 공교롭게도 국내 PC던파 서비스 악재에 중국 지역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 지연이 겹치며 넥슨의 최대 IP 던전앤파이터가 국내외로 고전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중국 던파 모바일은 출시 연기 이후 한 달 이상 재공지 소식이 들리지 않아 시장의 기다림이 길어지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새로운 소식이 나오는 데로 빠르게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넥슨의 주가는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 8월11일 던파 모바일 출시 연기 소식이 나오며 넥슨 주가는 전일 2883엔에서 2419엔으로 16% 급락했지만, 차츰 회복되어 9월22일 오전 기준 2744엔에 거래되고 있다. 넥슨은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