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국내 기관투자자가 9월 들어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관이 최근 2개월간 내다 판 규모는 7조원을 넘는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국내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4조62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8월 한 달 순매도 규모를 휠씬 웃돈다. 또한 지난 1월(5조754억원) 이후 최대 규모인 가운데 이달 외국인 순매도(6098억원)의 약 7배에 수준이다.

올해 기관은 지난 3월(1227억원)을 빼고 줄곧 코스피 주식 순매도를 이어왔다. 6월(2조7000억원), 7월(3조636억원), 8월(3조5632억원) 등 순매도 규모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달 들어 기관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631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다음은 네이버(5241억원),  LG화학(3525억원), 카카오(2882억원), 한화솔루션(2401억원), 현대차(2033억원) 순이다.

삼성증권 정명지 연구원 “기관이 향후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기보다는 펀드 환매 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주식을 매각하는 것”이라며 “개인들이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로 바꾸면서 기관들로서는 개인들의 펀드 환매 요구에 보유 주식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은 기관이 판 종목을 그대로 사들이고 있다. 이달 1~22일 개인투자자 코스피 순매수 상위 종목은 네이버(5516억원), 카카오(4230억원) 신한지주(3581억원), 현대차(3474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정명지 연구원은 "기관들의 자금은 대부분 남의 돈이다. 기관이 순매수를 보이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움직일 수 있는 자금이 들어와야 한다“라며 ”지금으로서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