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감소했을 것이라는 기대가 부상하면서, 국제 유가가 1거래일 만에 소폭 상승했다. 다만 유럽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봉쇄 조치가 속속 도입되면서, 유가는 제한된 상승세를 나타냈다는 평가다.

22일(현지 시간)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7%(0.29달러) 오른 39.60달러로 장을 마감, 이날부로 청산됐다. 근월물이 된 11월 인도분 WTI도 배럴당 0.7%(0.26달러) 뛴 39.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11월물 또한 배럴당 0.7%(0.28달러) 상승한 41.72달러에 체결됐다.

전날인 지난 21일 4% 넘게 급락했던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2주 연속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면서 작게나마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원유 재고 발표를 주시하는 모습이다.

마셜 스티브스 IHS마킷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180만 배럴, 휘발유 재고는 30만 배럴 가량 줄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정제유 재고는 7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측된다는 설명이다.

로이터 통신 역시 자체적으로 집계한 시장 예상치를 인용해, 원유 및 휘발유 재고는 감소하고 경유를 포함한 정제유의 재고는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원유 재고 감소 전망은 지난 15일 허리케인 '샐리' 상륙으로 멕시코만 일대 원유 생산·정제 설비들이 폐쇄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해당 지역 석유 시설의 약 27%가 '셧다운'에 돌입한 바 있다.

또한 최근 리비아의 원유 수출 재개가 유가를 압박할 변수로 떠올랐지만, 전문가들은 리비아의 산유량이 분쟁 이전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럽 중심으로 코로나19 재유행이 포착되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부각, 유가 상승 폭을 제한한 모양새다.

이날 BBC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영국은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4000명 이상 급증하자 식당·펍 등의 영업 종료 시간을 오후 10시로 앞당기는 봉쇄 조치를 전국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이 외 프랑스와 스페인의 코로나19 감염 사례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일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일주일 사이 3만명대에서 5만명대로 급변하면서 바이러스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20만명을 넘어섰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을철 (코로나19) '위험' 시기에 들어섰다"고 우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