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의 상대적 강세-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에 달러 약세 가속화

완화적 통화정책-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위험선호 심리 증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 조절하며 안정적 투자

[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와 코로나19에 의한 침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무제한 유동성 완화의 결과로 초래된 弱달러 현상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무제한 달러 공급에 의한 유동성 완화정책은 단기적으로는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필연적인 통화 인플레이션 위험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다.

전 세계 국가들이 코로나19의 아픔을 겪으며 동병상련(同病相憐: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긴다는 뜻)의 마음으로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난제에 봉착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추세를 살펴보면 지난 21일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63.50원을 기록하며 최근 3개월래 최저점까지 하락했다. 이는 3개월 전 전고점이던 지난 6월22일 종가 달러당 1214.00원 대비 달러당 50.50원(4.15%)이 하락한 수치이다.

코로나19 촉발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3월19일 종가 원달러 환율 1280.00원 대비해서는 달러당 116.50원(9.10%) 하락하며 원달러 환율의 지속 하락(원화 가치 상승, 달러 가치 하락) 현상이 나타났다. 즉 6개월 만에 달러화의 대 원화 가치가 약 10%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이처럼 달러화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는 투자 지형이 바뀌게 되며 미국외 자산이 투자자산으로 각광을 받게 되고 가격이 오르게 된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4차례 대규모 부양정책을 추진하면서 무제한 달러 공급에 의한 경기회복 정책을 진행하여 달러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여기에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이 지난 8월 잭슨홀 미팅에서 유연한 형태의 ‘평균물가목표제’를 제시하며 오는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즉 경기가 과열되더라도 금리를 바로 올리지 않겠다고 기대 인플레를 용인하고 계속 금리를 낮게 유지한다는 의지를 나타냄에 따라 약달러 가속 페달로 작용했다.

반면 유렵연합(EU)은 대규모 경제 회복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하면서 유로존의 경제 회복 기대감이 높아 상대적으로 유로화는 강세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미 달러화가 본격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유럽, 일본 등 국가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잦아들고 있으나 미국에서는 여전히 지속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달러 약세 작용에 일조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처럼 저금리와 달러 약세(달러 가치 하락)에 의한 복합적인 변동성으로 혼란한 시장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투자방법과 위험에서 탈출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일부 자산을 안전자산에 배분할 필요성이 있다” 면서 “약달러 장이 유지되고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되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금이 피난처가 될 수 있다”하고 “채권도 안정성이 높은 투자상품이므로 막대한 유동성이 넘치는 환경에서 향후 실물 인플레이션이 유발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물가채에 투자하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의 약세 원인은 미 연준(Fed)의 완화적 정책에 의한 대량 유동성 공급과 유로화의 상대적인 강세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으나, 최근 며칠 사이에는 반등 움직임도 나타나며 바닥을 다지는 상황으로 보인다” 면서 “최근 1~2주 사이 프랑스와 스페인 등에서 유로화 강세가 주춤하며 달러화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달러화의 추세적인 하락 여지는 있으나 투자 방향성이 바뀌는 정도의 하락은 아니고 단기적으로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시장에서 등락 현상이 나타나며 불확실성이 낮아지면 반등할 여지도 있고,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하락에 제약을 받올 수 있으나, 미 연준이 달러 약세 기조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공표한 만큼 약세 흐름은 계속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이어서 “약달러 시장에서 적합한 투자 유형은 지금은 불확실성이 높아 포지션을 정리하는 수준의 투자 패턴 변화보다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하다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 주식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면서 “현재는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도 괜찮지만 중국의 위안화 등 아시아 신흥국자산에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으로 판단되고, 미국 자산은 이미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있으므로 인플레이션을 헷지할 수 있는 물가연동채권이나 안전자산인 금 등을 투자리스트에 올리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의 투자 환경에서 많이 이용하는 투자상품은 물가연동채권에 투자하여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면서 안정적인 채권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물가연동채를 추천한다. 또한 금융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여 통화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헤지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권한다.

물가연동채권 (Treasury Inflation-Protected Securities ; TIPS)

물가연동채권(TIPS)는 투자 원금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뒤 그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더라도 채권의 실질가치를 보전해준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으로 꼽힌다.

물가연동채권은 인플레이션이 확장되는 시장에 적합한 상품으로 인플레 증가와 함께 채권 원금이 늘어나고, 늘어난 원금에 비례해서 이자도 증가하는 구조이므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때 효과적인 상품이다.

물가연동채권의 장점은 원금 손실이 없다는 점이다. 또 인플레이션 비례 시장 변동성의 영향이 적고, 원금과 이자가 동반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단점은 일반 채권상품이므로 수익률이 주식에 비견할 수는 없고, 인플레이션 상승률 한계에 의해 수익률도 한계가 있다.

미래에셋대우에서 안내하는 물가연동국채 6종류는 만기가 단기 2021년6월10일이고 장기 2030년 6월10까지 도래하는 여섯 개의 물가연동국채를 소개한다. 이들 채권의 표면이자율은 연 1.00%~1.75%까지다.

금 ETF 3종

미국의 낮은 금리와 달러의 무제한적 양적완화 그리고 강력한 재정 정책은 달러 가치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달러화의 움직임과 상반되는 방향성으로 움직이는 자산은 금이다. 금은 달러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달러화의 약세에는 금에 투자하여 실질금리의 하락 손실을 방어하는 포트폴리오이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금 실물 구매 외에도 금 통장, 금 펀드 등 여러가지 투자방법이 있다. 그 중 금은 변동성이 높은 상품이므로 단일 상품에 투자하기 보다 지수나 선물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ETF가 유효한 상품으로 주목을 받는다. 따라서 금 ETF상품 몇 가지 상품을 같이 안내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ETF 3종류는 금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으로 시장 변동성에 따라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다. 3 종류 ETF의 최근 6개월과 1년 평균수익률은 각각 29.78%와 28.32%를 기록하고 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의 주요 원인은 한국의 펀더멘털 요인, 중국 위안화 환율의 하락, 글로벌 약달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고 ”단기적으로 원달러 1,150원선이 주요 지지선으로 판단되는데, 오는 4분기에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서 그는 ”한국 국내 요인은 ”코로나19 재확산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여 방역에 성공적이고, 글로벌 경제 회복으로 수출실적 개선 기대, 국제유가 하락과 해외 관광의 어려움 등이 경상수지에 보탬이 되고 있는 점 등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중국 위안/달러 환율의 하락도 원달러 환율 하락의 주요 이유“ 라며 ”중국은 코로나19를 조기 진압한 후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지난 2분기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고, 8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9.5%나 증가했다.“ 면서 ”특히 미‧중 갈등 등으로 부진하던 중국 금융시장에 외국인들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위안화 환율의 하락을 견인하는 재료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약달러 추세가 심화된 것은 지난 8월말 파월 연준(Fed)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유연한 ‘평균물가목표제’를 발표하면서 오는 2023년까지 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글로벌 약달러 분위기가 더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글로벌 실물지표의 개선, 연준의 통화 완화정책 지속, 미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 원/달러 환율의 하락 요인이 유효한 점에서 달러화 저점이 더 낮아질 수 있다” 면서 “약달러 시장에서 투자 유형은 코로나19의 완화 여부-백신 상용화-글로벌 경기회복 등에 의해 내년까지 내다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는 큰 변화보다 안정성에 무게를 두고 관망자세를 유지하다 4분기 이후 이슈가 불거진 후 시장 변동성에 따라 위험자산과 주식 등의 비중을 높이는 투자패턴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