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직원이 충북 증평 소재 플렉서블 커버 윈도우(FCW) 공장에서 공정을 마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SK이노베이션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분리막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소재 분야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의 제3자 배정 유상 증자를 실시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SKIET의 제3자 배정 유상 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이를 위해 23일 재무적 투자자와의 계약 체결까지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SKIET는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분사했으며,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3자 배정 유상 증자는 기업 공개(IPO) 전인 기업의 일정 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해 자금을 유치하는 프리IPO 방식의 하나로, SKIET는 이를 통해 주식 발행 후 기준 전체 지분의 10%에 해당하는 보통주 627만4160주를 국내 사모 펀드 운용사인 프리미어파트너스에 주당 4만7816원으로 양도한다.

이로써 SKIET는 약 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 받게 되며, 현재 SKIET 지분 100%를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의 지분은 90%로 조정된다.

이번 유상 증자로 SKIET는 오는 2021년으로 예정된 IPO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IET는 전기차용 배터리로 쓰이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분리막(LiBS) 뿐만 아니라 폴더블폰·롤러블 TV·곡면 모니터 등에 들어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용 소재도 생산하는 업체로, 2021년 IPO 시장의 '최대어'가 될 것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SKIET의 기업 가치를 5조원 가량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번 유상 증자 금액 또한 평가 금액에 IPO 할인율 등을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본은 모두 SKIET에 편입되며, SKIET는 해당 자금을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SKIET는 현재 충북 증평에 배터리 분리막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해당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지난해 12호·13호 생산 라인 증설로 종전 3억6000만㎡에서 5억3000만㎡로 큰 폭 늘어났다. 

또 SKIET는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세에 따라 향후 배터리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해외에도 분리막 생산 기지를 마련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SKIET는 중국 창저우에 짓고 있는 연산 6억7000만㎡ 규모 공장을 올해 4분기부터 2022년 1분기까지 순차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며,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건설 중인 연산 3억4000만㎡ 규모 공장도 2021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SKIET의 분리막 생산 능력은 2021년 하반기 13억8000만㎡에 이르면서 현 수준의 2배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SKIET는 이 같은 성장세를 지속해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