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콜라의 수소 세미 트럭 '니콜라 1'. 출처=니콜라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미국 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으로 꼽히는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과 진행해 온 수소 충전소 건설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최근 불거진 사기 논란의 여파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니콜라 관계자의 언급을 인용, 니콜라가 BP를 비롯한 몇몇 잠재적 협력 업체들과 이어 오던 수소 충전소 건설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고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니콜라 관계자에 따르면 앞서 미국 금융 분석 업체 힌덴부르크리서치가 지난 10일 니콜라의 사기극을 주장하는 폭로성 보고서를 발간했을 당시, 니콜라 임원들은 적어도 1개 이상 대형 에너지 기업과 수소 충전소 건설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협상의 최종 결론은 보류됐다는 설명이다.

잠재적 협력 업체들은 니콜라의 수소 트럭 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 더 이상의 협상 진전을 꺼리고 있지만, 니콜라는 여전히 제휴 체결을 위해 노력 중이며 합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니콜라는 그간 수소 충전소 네크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에너지 기업들과 파트너십 체결을 추진해 왔다. 특히 니콜라는 이달 8일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며칠 내 바로 BP와의 협상 타결도 발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와 관련해 BP는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하면서, "사기 논란이 니콜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고 지적했다.

BP가 일단 빨을 뺀 가운데 GM은 니콜라와 협력을 이어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GM은 니콜라 지분 11%를 인수하는 대신 픽업 트럭 '배저' 설계·생산 등을 맡기로 한 바 있다.

한편 힌덴부르크리서치는 니콜라 및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 겸 전 최고 경영자(CEO)가 세미 수소 트럭 '니콜라'의 운행 시연 영상을 조작했으며, 아직 수소 연료 생산 등 핵심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밀턴 창업자가 니콜라 창업 전 다른 스타트업을 운영할 때 사기를 친 정황도 언급됐다. 이후 밀턴 창업자는 니콜라 '사기설'이 제기된 지 열흘 만인 지난 20일 돌연 사임했다.

이날 니콜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8% 폭락했다.

니콜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 측은 "니콜라의 경영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