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매년 반복되는 명절 전 의무휴업 논란이 올해에도 제기됐다.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곳은 단연 대형마트.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이커머스·편의점에 매출의 일부를 내줬다. 하반기 대목으로 꼽히던 추석은 의무휴업 ‘날짜’가 발목을 잡았다.

▲ 2010년 이후 명절 시점 대형마트 기존점 성장률 추이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추석 명절 전 휴일은 대형마트들에게 성수기로 받아들여진다.

신한금융투자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한 2010~2019년 추석 명절 연휴기간 대형마트 매출에 따르면 추석 명절 당월 주요 마트들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2% 수준. 전월 성장률 -1.3%, 다음 월 성장률 -2.5%와 대조적이다.

월 단위 매출 성장률은 2%에 불과하지만 명절 전주 매출에 가장 많은 고객이 몰리는 것을 감안한다면 추석 전 휴일은 대형마트들에 적지 않은 수혜를 안길 것으로 기대된다. 식품, 선물세트의 판매량이 많기에 수익성도 보장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9월27일이 의무 휴업일에 들어가면서 명절 특수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일부 대형마트들은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권한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추석 대목인 27일 문을 여는 대신 추석 당일 쉴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을 요구했지만 제주 등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빅3 대형마트 매장 415곳 가운데 327곳(78.8%)이 27일 휴점하게 된다. 

연휴 전 주말이나 평일이 의무휴업일과 겹치는 일정이 아니었다면, 모든 매장이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상황,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없게 된 대형마트 업계는 안타까움을 보이는 상황이다.

올해 대형마트들은 코로나19 등 대형 악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매출액 5조18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2% 높은 수준, 반면 영업이익은 474억원 적자였다. 사상 첫 2분기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보다도 175억원 적자 폭이 늘었다.

롯데마트는 2분기 매출 1조4650억원, 영업손실 578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매출이 급증하며 실적이 개선됐지만, 2분기 들어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것에 큰 타격을 입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대형마트들 업황이 좋지 않았는데, 추석 휴무일 날짜마저 도와주지 않는 것 같다"라며 "지자체들이 의무휴업일 유연성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추석 선물 사전예약이 호황이었고, 이에 명절 특수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됐을 수 있다"라면서도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개선을 기대할 수 없기에 이번 휴무는 마트에게 분명 플러스 요소는 아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