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코로나19 이후 유통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재도약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있어 주목된다. 특히 비대면 소비가 떠오르는 만큼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시키는 사업 전환 전략이 주된 성공요인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코로나19로 감소했던 매출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매장을 임시휴업하면서 지난 6월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38%가량 감소했지만, 이후 온라인 사업에 주력하며 지난 8월 말 기준 매출 약 12조30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기존 예상치였던 11조1300만 원을 크게 상회한 수치다.

나이키는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자 온라인 주문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 픽업 상점을 중심으로 디지털 사업에 주력했다. 이후 나이키의 온라인 매출은 82%까지 증가했으며, 나이키 여성 의류 사업부는 거의 200%까지 성장했다. 또 중국에서 신학기 물품을 비축하는 행태가 보이면서 중국 시장에서도 좋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고 나이키는 설명했다.

매트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나이키는 가속화된 브랜드 모멘텀과 디지털 성장을 기반으로 더욱 빠르게 회복하고 있으며 시장 수급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연계에 당일 배송을 더하면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온·오프라인 연결 전략으로 높은 신장률을 자랑하는 기업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빠른 배송' 시스템을 도입한 CJ올리브영이 꼽힌다. CJ올리브영은 신선식품 등을 중심으로 당일배송·새벽배송 등이 자리잡던 지난 2018년 ‘오늘드림’ 서비스를 론칭해 화제가 됐다. 당시 당일 배송 시장에서 신선식품이 주를 이뤘기에 업계 최초의 화장품 당일배송 서비스였던 셈이다.

CJ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매장수가 전국 1200여개에 달하는 만큼 물류센터가 아닌 오프라인 인근 매장에서 포장·배송을 해 온라인 주문자에게 배달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서비스는 론칭 초기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주문 건수가 급증하며 눈에 띄는 신장률을 나타냈다.

실제 ‘오늘드림’ 서비스의 올해 1분기 주문 건수는 직전분기(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205%까지 신장했다. 주문량이 늘자 올리브영은 발빠르게 ‘오늘드림’ 서비스 배송이 가능한 매장 수도 확 늘렸다. 론칭 초기 해당 서비스가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은 60여개에 불과했으나, 현재 9월 기준 600여개로 늘었다. 오늘드림 서비스가 가능한 상품수도 론칭 초기 400여개에서 27배이상 늘려 현재 약 1만1000여개에 달한다.

업계에선 올리브영이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늘어남과 동시에 온라인몰 상품 수와 오늘드림 가능 점포를 빠르게 늘린 것이 주된 성공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위기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니즈를 재빨리 캐치한 것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의 대표 O2O 서비스로 자리매김한 즉시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온·오프라인 채널 간 시너지를 강화한 옴니(Omni) 채널 도약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비대면으로 빠르게 도약한 기업은 스타트업인 마켓컬리도 빼놓을 수 없다. 기존 쿠팡과 함께 새벽배송 시장을 열었던 마켓컬리는 코로나19 이후 결제금액이 126%까지 늘면서 세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도 지난 2015년 29억 원, 2016년 173억 원, 2017년 465억 원, 2018년 1571억 원, 2019년 4289억 원으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지난해 390만 명이었던 가입자 수는 올해 8월 기준 580만 명으로 한 달에 20만 명씩 늘고 있다”며 “비대면 사업으로 시작한 만큼 코로나19 이후 기존 사업을 더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커머스 업계 전반적 문제인 수익성 측면에서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순손실은 9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배 늘었다. 경쟁사인 쿠팡의 경우에도 지난 2014년부터 누적 적자 3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외 유통기업이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떠오른 '비대면'에 집중하면서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기업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미 포화상태인 '빠른배송'에 '원하는 시간 배송', '픽업 배송' 등으로 차별점을 강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트렌드가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이미 많은 기업들이 온라인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며 "편리함과 신속함을 찾는 소비자들이 계속 느는 만큼 온라인 시장에서 차별점을 갖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