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유럽과 미국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국제 유가를 끌어올렸다. 유가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24일(현지 시간) 11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0%(0.38달러) 뛴 40.3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0.4%(0.17달러) 오른 41.94달러에 체결됐다.

미국의 추가 부양 패키지 협상 재개 소식이 유가에 주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 장관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추가 부양 패키지에 대한 논의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펠로시 의장 또한 "백악관과의 (부양책 관련) 협상이 곧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또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민주당은 2조4000억달러(약 2800조원) 규모의 새로운 부양 패키지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주 하원 표결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 제시했던 것보다 1조달러(약 1200조원) 가량 축소된 규모로, 공화당이 주장한 규모와의 격차를 상당 부분 줄였다는 평가다.

전날인 지난 23일 발표된 미국 원유 재고 감소 소식도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원유 재고는 지난주 약 164만 배럴 줄었다. 감소 폭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40만 배럴을 웃도는 수치다.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도 각각 403만 배럴과 336만 배럴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타마스 바르가 PVM 연구원은 "최근 사흘 동안의 유가 랠리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일축했다고 같은 날 CNBC가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이동 제한으로 연료 수요는 지속적으로 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4주 동안의 미국 휘발유 수요는 하루 평균 850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9%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이어지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 이날 또한 유가의 상승 폭을 제한한 모양새다.

영국·독일·프랑스 등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제한 조치를 도입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공식 사망자 수가 수일 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제 사망자는 그 2배에 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앨런 로페즈 호주 멜버른대학교 교수는 "실제 코로나19 사망자는 180만명에 가까울 수 있으며, 올해 연말 3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