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리뷰DB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포스코(005490)의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직전 분기와 달리 포스코의 실적 정상화를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중국산 철강 공급확대 등으로 주력사업의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포스코, 3분기 실적 정상화 기대감 ‘쑥쑥’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포스코의 3분기 연결기준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14조2782억원, 영업이익 4586억원이다. 같은 기간 별도기준으로는 매출액 6조5500억원, 영업이익 207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분기와 비교할 경우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당시 포스코는 연결기준으로는 매출액 13조7216억원, 영업이익 1677억원을 기록했고 별도기준으로는 매출액 5조8848억원, 영업손실 108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별도기준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산업 부진과 시황악화가 맞물리면서 창사 이래 사상 첫 분기적자를 내기도 했다. 

만약 별도기준의 컨센서스가 현실화 될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4%, 291.7% 개선돼 흑자전환에 성공하게 된다. 한 분기 만에 적자에서 탈출하게 되는 셈이다. 증권사들도 앞 다퉈 포스코의 하반기 실적에 대해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9월 들어 포스코 투자의견에 ‘하향(홀드·Hold)’를 내건 증권사는 딱 한 곳뿐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중국의 적극적 경기부양으로 글로벌 철강재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는데다 제조업계도 코로나19 영향으로부터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포스코의 실적 반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제품 수출 비중은 평균 45%로 국내 철강사 가운데 수출 비중이 가장 높다. 그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국제가격 급락, 전방산업 가동률 하락으로 상반기에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발 시황 개선으로 국제 가격이 반등 하고 있어 높은 수출 비중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글로벌 자동차산업 가동률이 회복되고 있어 매출 비중의 약 40%에 달하는 냉연 부문의 회복도 점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 하듯 최근 포스코 또한 국내외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실적 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 드러냈다. 

당시 포스코는 “3분기 실적은 별도와 연결기준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가동률 상승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가 크다는 점,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포함한 종속회사의 견조한 실적이 전망된다는 점 등을 근거로 꼽았다. 또한 최근 저가 철광석 사용 비중을 늘리고 있는 만큼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도 제한 적일 것으로 봤다. 

▲ 포스코 연결 실적 추이 및 전망. 출처=BNK투자증권

주력 철강부문 영업환경 녹록찮아… 재무부담 확대 우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자신감을 두고 아직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력사업인 철강부문에서 당분간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져서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중국 철강산업의 공급확대 등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포스코 매출의 절반은 철강부문에서 나온다. 

2018년 미국의 수입할당제, 지난해 유럽연합(EU)의 세이프가드 발동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올해 초 발간한 ‘2019년 수입규제 돌아보기’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에 대한 전 세계 국가들의 수입규제 조치 총 207건 가운데 철강·금속 품목이 96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포스코의 철강부문 실적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의 철강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8930억원에서 2분기 8050억원, 3분기 7100억원, 4분기 2790억원까지 줄었다. 올 1분기 3830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2분기 –1970억원까지 떨어졌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치를 보면 올 1분기 –11.8%에서 2분기 –21.8%로 확대됐다. 여기에 포스코의 총차입금 비중도 철강부문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기준 철강부문 총차입금은 14조2150억원으로 총차입금 규모의 67%를 차지한다. 

문제는 올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수요 창출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점이다. 물론 글로벌 자동차 시장 등이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나 생각보다는 회복세가 더디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분위기다. 앞서 지난 7월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0%나 줄어든 7000만대 초반에 그칠 것이며 3년 뒤인 2023년에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전방수요 부진으로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수요처로의 공급가 인상은 제한적이다. 

코로나19의 종식시점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가장 큰 악재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소비심리의 회복과 전방산업의 공급망 정상화 등에 추가적인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단기간 내에 철강부문의 수익성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철강부문의 경우 수익성 저하로 인해 단기적으로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의 확대가 불가피 할 전망이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운전자금과 투자소요에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해외 철강법인의 경우 누적된 차입부담으로 전반적인 재무구조가 여전히 미흡한 상황에서 저조한 수익성을 지속하고 있어 포스코의 재무적 지원이 이루어 질 가능성이 내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