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설에 대한 방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CGV용산아이파크몰점. 출처= CJ CGV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특정된 공간에 다수의 인원들을 수용해야하는 영화 상영관의 특성 때문에 코로나19 확산 이후 멀티플렉스는 기피 장소들 중 한 곳이 됐다. 국내 멀티플렉스들은 매 분기마다 막대한 손해를 내면서 매우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각 멀티플렉스들은 상영관을 찾는 소수의 관객과 임직원들을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의 위험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건 방역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선도적 대응의 예상치 못한 부작용    

국내 코로나 확산 초기인 지난 1월, 한 확진자의 동선 중에 영화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화관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당시에는 코로나에 대한 다중이용시설들의 대응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았기에 극장들은 문제가 된 상영관뿐만 아니라 극장 전체의 문을 닫아버리는 강한 조치를 취했다. 당시 영화관들의 강한 선제적 대응들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방역당국이 시행하고 있는 코로나 확산 방지 가이드라인의 근간이 됐다. 고객 응대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방문 고객들에 대한 마스크 착용 제안을 가장 먼저 시행에 옮긴 것은 CJ의 멀티플렉스 CGV였다.  

▲ 성영관 방역 작업. 출처= CJ CGV

그러나 일련의 조치는 방역을 위한 시설의 일시 폐쇄라는 목적에는 충실했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었다. 시설의 전면 폐쇄로 인한 극장의 손실 누적과 필요 이상으로 확산되는 영화관에 대한 불안감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극장 점유율 1위 사업자인 CJ CGV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 1305억원이라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공시의 의무가 없는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경쟁 사업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지난 7월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결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영화관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약 70.6% 줄어든 2738억원으로 기록됐다. 이러한 결과에는 영화관이라는 시설에 대한 필요 이상의 불안감이 적지 않게 반영됐다. 

효율적 대응의 제안 

이러한 상황에서 극장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들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방역 조치들을 계속해서 제안하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전자출입명부시스템 의무 운영, 자동 발열체크 기기 도입 그리고 실내 입장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의 대응에는 멀티플렉스 사업자들의 의견 제안이 반영됐다. 이러한 조치들이 시범적으로 운영된 시설도 영화관이었다. 

아울러 코로나 확진자의 동선에 포함된 다중이용시설들의 ‘부분 방역’ 필요성을 가장 먼저 제안한 것도 국내 멀티플렉스 3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였다. 문제가 발견된 즉시 인접 시설의 부분적 폐쇄와 즉각적 방역조치 등은 극장들의 시행착오를 통해 찾아낸 가장 효율적인 대응이었다. 이러한 대응의 효율성은 코로나19가 국내에 첫 확산된 1월 이후 영화관을 통한 집단 감염의 사례가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증명됐다. 각 극장들은 비용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시설 운영 중의 방역과 운영 종료 후 방역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영화관들에 대한 방문객들의 인식은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지난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는 공동으로 영화관 방문 고객 총 1746명을 대상으로 ‘영화관의 코로나19 방역’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영화관 이용 시 불안감을 느낀다”는 답변은 극장 이용 전 321명(18%)에서 이용 후 143명(8%)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1348명(77%)의 응답자는 “각 영화관들의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어 안심이다”라고 답했다. 

▲ 사회적 거리두기 띠가 부착된 상영관. 출처= CJ CGV

선제적 대응 측면에서 국내 영화관들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응을 통해 다중이용시설의 코로나 방역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들을 제안함으로 영화관과 인접한 산업들이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영화관들은 당국이 마련한 방역 지침을 준수함과 동시에 즉각적인 방역의 체계를 마련해 두고 운영하고 있다”라면서 “방문객 여러분들이 마스크를 잘 착용해 주시고, 지정된 좌석을 지켜 앉아주신 덕분으로 우리나라 영화관은 가장 안전한 다중이용시설들 중 하나가 되고 있는 만큼 불안감이나 편견은 내려놓으시고 영화관에서 즐거운 문화생활을 누리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