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셔터스톡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올 들어 전 세계 주요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줄이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채권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미국 내 연기금들이 주식시장 비중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대부분의 연기금은 가입자에게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연 7%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저금리 탓에 채권 투자로는 이를 맞추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금리가 연 2% 미만인 채권 비중은 올 6월 말 기준 85%로, 2년 전 36%보다 훨씬 높아진 상태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상당 기간 저금리 유지 방침을 밝히면서 이런 상황에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케타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미카 말론은 “핵심 자산인 채권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식 비중 확대를 예상하는 건 합리적”이라며 “최근 모든 고객사와의 미팅에서 저금리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기금의 올해 수익률이 6월 말 기준으로 평균 연 3.2%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 3월 급락했던 증시가 이후 급반등한 덕분에 주식 비중을 확대한 연기금들의 수익률이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주식 비중을 60%까지 늘린 네바다주 공무원 퇴직연금과 인덱스(지수) 추종 대신 개별 주식 투자를 늘린 탬파 소방관·경찰관 연기금은 연 환산 수익률이 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또한 최근 운용자산 1250억달러 규모의 호주 최대 연기금 오스트레일리안 슈퍼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식 비중을 55%에서 내년까지 58%로 늘릴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자산관리 전문회사 번스타인의 이니고 프레이저 젠킨스 포트폴리오 전략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 기고에서 “수익률 때문에 연기금이 주식을 사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연기금이 주식 비중 확대를 고려하는 배경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일부 연기금은 증시가 코로나19 쇼크에서 급반등한 틈을 타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24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굴리는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의 자산운용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아일만은 최근 CNBC를 통해 “실물경제는 U자나 W자 회복이 예상되는데 주식시장은 V자 회복을 했다"라며 올해 남은 기간 주식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투자정보 제공업체 인베스트먼트 메트릭스에 따르면 운용자산 10억달러 이상 연기금의 주식 비중(중간값 기준)은 올 6월 말 46.6%에 그쳤다. 이 업체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3년의 52.7%보다 6.1%포인트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