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마토 수급의 어려움을 알린 롯데리아(왼), 버거킹(오) 공지. 출처=각사 홈페이지 캡쳐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햄버거에 ‘토마토’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여름 유래 없는 긴 장마와 태풍 영향으로 토마토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이에 햄버거 프랜차이즈업계는 햄버거에서 토마토를 빼고, 가격을 인하하거나 추가 채소, 무료 음료 제공 등의 방식으로 소비자 달래기에 나서는 중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일부 매장에서 토마토가 빠진 햄버거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현재 일부 매장에서 토마토가 들어간 메뉴는 주문 자체를 받지 않거나, 토마토가 빠진 채로 제공하고 있다. 

대신 맥도날드는 토마토를 제외하고 제품을 제공하는 경우 음료 쿠폰을 함께 증정하고 있다. 토마토가 빠진 채 제공되는 메뉴는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버거’, ‘상하이 버거‘, ’1955버거(더블포함)‘, ’슈슈·슈비 버거‘, ’상하이 버거 싱글팩‘, ’베이컨 토마토 머핀‘ 등이 해당한다.

롯데리아도 토마토가 없는 햄버거를 판매하기는 마찬가지다. 롯데리아는 아예 ‘토마토 없는 햄버거 세트’ 시리즈 메뉴를 만들어 가격을 300원 인하 중이다. 대상 메뉴는 ‘한우불고기’, ‘AZ버거’, ‘와규에디션2’, ‘핫크리스피버거’ 4종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기존 토마토 슬라이스 토핑 추가 가격이 300원”이라며 “토마토가 빠진 햄버거는 해당 가격만큼 인하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거킹 역시 공식 홈페이지에 “여름 이상 기후 및 태풍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토마토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버거킹은 토마토 제공이 어려울 시 해당 제품에 들어가는 소스 및 야채류를 더 추가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맘스터치는 토마토 가격 폭등 시기이지만 제품에는 변화를 주지 않을 계획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토마토 가격 폭등에 상관없이 메뉴나 가격 등의 변화 없이 계속 기존의 가격과 구성으로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토마토가 빠진 버거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점심으로 햄버거를 자주 먹던 이 모씨(35·여)는 “평상시 토마토 덕후로써 단지 가격이 비싸서  버거에 가장 중요한 토핑이 뺀다는게 이해가 안된다”면서 “기존에 토마토 가격이 내려갔을 때는 그럼 가격을 그만큼 할인해 준적도 없지 않냐”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버거킹에서 와퍼세트를 주문한 한지혜(25·여)씨는 “친구와 햄버거를 먹으러왔는데 토마토가 없는 대신 양상추를 더 추가해준다고 했다”면서 “버거킹은 원래 아채류 토핑은 1개까지 무료추가로 알고 있다. 결국 정상적인 가격에 토마토만 없어서 기분이 찜찜하다”고 말했다.

토마토가 들어간 세트를 주문해 음료 쿠폰을 받은 박 모씨(30·남)은 “원래 버거에서 토마토를 빼고 먹어서 별 다른 차이는 못느끼지만, 음료 쿠폰을 받아서 기분은 안상한다”며 “다만 코로나19로 배달 수요도 굉장히 늘어서 매출이 늘었을텐데 토마토 하나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는게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 롯데리아 신제품 '밀리터리버거'(왼), 국내 출시된 맥도날드 '타로 파이' 디저트(오). 출처=각사
토마토 대신 ‘토마토 없는 신메뉴’ 경쟁

토마토가 햄버거에서 빠지는 것은 최근 급등한 가격 때문이다. 실제 토마토 평균 도매가는 한 달 만에 2배로 뛰었다. 10kg 도매가격을 기준으로 1년 전 약 3만원 대의 토마토가격이 28일 현재 6만2000원으로 2배를 넘어섰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토마토 평균 도매가는 10㎏에 6만2660원으로 평균 소매가는 1㎏에 8617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하순 기준 가격(도매 2만4658원)과 비교해도 약 2.5배 오른 수준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햄버거가 들어가지 않은 신메뉴 홍보에 적극 나서거나 국내에 없던 인기 디저트 메뉴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소비자 관심 돌리기에 나섰다.

롯데리아는 ‘군대리아’ 콘셉트를 접목한 신제품 ‘밀리터리버거’를 28일 출시했다. 밀리터리버거는 번 2개에 슬라이스 햄, 소고기 패티, 양배추 믹스, 소스들을 군대식 식판 용기에 담아 판매하는 밀키트형 제품으로 토마토가 들어가지 않는 신메뉴다.

맥도날드는 최근 이전부터 꾸준히 출시 요청이 쇄도했던 인기 디저트 ‘타로 파이’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소비자 눈길을 끌고 있다. ‘타로 파이’는 싱가포르, 홍콩, 중국, 하와이 등 해외에서 먼저 선보인 디저트로, 파이 안 달콤하고 크리미한 연보랏빛 타로 크림이 조화를 이루는 맛과 식감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서울특별시에서 주로 출하되던 것에 차질이 생겼고, 이미 출하가 종료된 곳이 많아 당분간 가격 오름세가 보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보다 공급이 딸리는 상황이다. 10월 중순 쯤 토마토 수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모든 버거에 토마토가 들어가는 것은 아닌 토마토가 없는 신메뉴와 디저트류 쪽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