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을 이틀 앞둔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탑승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항공업계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노선 증편과 특가 등으로 국내 여객 수요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19와 정부의 고향 방문 자제 당부에 따라 반짝 특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국제선 수요 회복이 살아나지 않는한 당분간 실적 반등의 요소는 전무하다는 말이다. 

항공업계, 추석연휴 국내선 여객 수요 확보전 총력

28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추석 연휴를 맞아 앞 다퉈 국내선 노선 증편과 특가 프로모션을 내놓고 있다. 

풀서비스캐리어(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임시편을 편성한다. 대한항공은 추석연휴 기간 3개 노선에 4000여석을, 아시아나항공은 29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5편에 1740석을 추가 운항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김포~제주, 김포~광주 노선을 대상으로 온라인 한정 항공권 판매에도 나선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추석 연휴와 내달 한글날 연휴를 겨냥해 국내선 임시편을 특별 운항하거나 특가 항공권 프로모션을 내놓는 등 이벤트를 속속 내놓고 있다. 

우선, 제주항공은 추석 연휴 기간 고향을 방문하는 귀성객들과 관광객들의 이동편의를 위해 부산~광주 노선에 임시편을 운항한다. 해당 노선 운항은 지난 2001년 해당 노선의 운항이 중단된 이후 약 20년 만이다. 

진에어도 2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국내선 전 노선 소폭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진에어는 올해 여수와 대구, 울산, 포항 등에 취항하며 현재 국내 9개 도시에서 13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추석과 한글날 연휴 기간에 국내선 카드 제휴 이벤트를 마련해 국내 수요 잡기에 나선다. 하나카드 또는 씨티카드로 진에어 국내선 항공권을 10만원 이상 결제하면 1만원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이 밖에 티웨이항공도 이번 연휴 74편의 정기편과 52편의 부정기편을 편성했다. 또한 추석연휴와 10월 연휴를 포함한 기간인 지난 16일부터 내달까지 이용 가능한 항공권을 대폭 할인해 판매한다.

에어부산은 추석 연휴 기간 역귀성·역귀경 하는 고객들을 위해 김포~부산·김포~울산 노선 추석 역귀성 항공편 할인을 1인 편도 총액 운임 기준 9900원부터 판매한다. 특히, 추석기간 이동 제한이 필요한 상황이 올 수도 있는 만큼 ▲김포~부산 ▲김포~울산 노선에 한해 구매 후 횟수에 상관없이 여정 변경 수수료 무료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에어서울 또한 청주~제주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내달 11일까지 국내선 전 노선에 대해 항공권 특가 이벤트를 진행한다. 

▲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기들. 출처=각사

국내선 운항 늘었지만 예약률 반토막… 제주 노선도 작년 대비 줄어    

코로나19로 국제선을 띄울 수 없는 항공사들이 국내선 여객 수요 확보를 위해 온 힘을 쏟는 모양새다. 통상 추석 연휴는 여름 휴가철에 이어 여객 수요가 많이 몰리는 대목시기로 꼽힌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위기 상황에 처한 항공업계엔 추석 연휴와 10월 연휴는 놓칠 수 없는 특수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의 국내선 운항 편수는 소폭 늘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항공통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첫날인 29일 기준 김포발 국내선 출발편은 231편으로 계획돼있다. 전년 동기 185편과 비교할 경우 소폭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늘어난 운항 편수와 달리 실제 국내선 예약률은 예년에 비해 낮다는 게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한 LCC관계자는 “국내선의 경우 출발 직전에 예약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혹시나 해 노선을 늘려놓은 상황인데 정부가 추석 연휴 기간 이동 자제를 권고하고 있어 반짝 특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좌석 간 띄워 앉기를 실시하고 있는데다 예약률 자체도 작년보다 낮은 편이어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서 나오는 추석 연휴 제주행 여객 수요 급증과 관련해서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항공업계의 말이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여행 등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포함한 여행 수요가 제주로 몰리면서 이번 추석 연휴 제주에 귀성객과 관광객 등 30만명이 찾을 것으로 앞서 전망된바 있다. 

FSC 관계자는 “제주 방문객이 많다고 하지만 지난해 추석 연휴와 비교하면 올해는 절반 수준이다. 우리뿐만이 아니라 항공사 대부분 50~60%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항공기가 부족한 상황이 아닌 만큼 추가 증편을 하긴 했다. 띄우는 게 무조건 이득인 상황이기 때문이지 제주 방문객이 급격하게 늘어난 영향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사들이 국내선 노선을 앞다퉈 늘린 만큼 출혈 경쟁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수익성 제고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항공사들 프로모션을 보면 1만원이하 항공권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에어서울의 청주~제주노선 7900원이다. 1만원 대는 수두룩 하다. 국제선과 국내선의 매출 차이가 최소 7~8배 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추석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항공업계는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추석 연휴 인구의 대규모 이동이 발생하면 감염 확산 우려가 크다는 점을 들어 가급적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연휴 기간인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프로모션이나 특가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크게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없다”며 “추석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그나마 있는 국내선 수요마저 영향을 받을까봐 노심초사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