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삽화. 출처=pixabay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초부터 이어져온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추석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오는 11월 3일 있을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변동성이 10월 한 달 간 크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간의 지지율 격차는 9%포인트(p)에서 최근 6%포인트로 축소됐다. 이에 어느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힐러리 후보자 간의 지지율 격차는 2~6%포인트인 상황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이 때문에 미 대선의 불확실성은 9월 이후부터 점차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미 대선은 우편투표 변수까지 자리 잡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대선 불복 시나리오까지 전개되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행사하는 미국 증시에 대선 리스크가 덮치고 있다.

美 대선 이후까지 증시 변동성 소용돌이

미 대선 진행 상황을 보면 바이든 후보가 지지율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소폭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2000년 대선을 토대로 승리를 단언할 수 없는 입장이다. 양 측 모두 절대적인 선거인단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출처=하나금융투자

미 대선은 승리하기 위해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한다. 이 가운데 경합으로 분류되는 선거인단만 191명이다. 또 각 주의 승리가 중요한 미국 선거 특성상 경합 지역의 지지율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미 대선은 코로나19로 인한 우편투표가 변수로 다가오고 있다. 투표율과 익명성에 영향을 주는 우편투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대법원 판결까지 갈 것을 언급한 바 있다.

글로벌 증시는 미 대선과 함께 유동성에 따른 변동성도 겹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은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공급으로 증시를 떠받쳤다. 코로나19에 따른 실물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카드 역시 많지 않은 상황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자산규모는 7조1000억달러로 지난해 말(4조2000억달러) 대비 70%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의 PER은 27.4배에서 39.7배로 45% 상승했다.

또한 기술주, 성장주 중심으로 쏠린 포트폴리오도 글로벌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는 한쪽으로 쏠린 자금으로 인해 버블까지 우려되며, 조정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인 테크, 바이오, 통신 섹터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며 “올해 이들 세 개의 섹터로 694억달러의 순유입을 기록 중인 반면 그 외 섹터로는 221억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출처=하나금융투자

아울러 국내 증시는 신용잔고 부담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비중은 2.7%로 지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도 0.6%로 절대 비중이 낮은 상황이지만,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수 조정 시 수급적인 측면에서 보다 낙폭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개인 순매수 금액은 각각 45조5000억원과 13조5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2차 팬데믹 우려도 남아있다.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은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100%에서 현재 50%로 급감했다. 중국을 제외한 수입증가율은 저점을 형성한 이후 반등했다. 중국의 미국을 제외한 수입증가율의 경우는 올해 5월 저점을 형성한 이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생산자물가상승률 역시 3개월 연속 반등했다.

오는 11월 초에는 FOMC에서 평균물가목표치에 대한 구체화 등이 더해질 수 있다. 이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지면서 실질금리의 하락도 발생할 수 있다. 실질금리 하락은 글로벌 증시의 변수로 다가온다.

이에 따라 향후 미 대선을 앞둔 공방을 비롯해 오랜 상승에 따른 피로감 등이 더해지면서 지수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가 크게 개선되고 유동성장세 성격이 유지되므로 조정을 가치주+성장주 개념의 유망주식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섹터별 전문가 추천 국내 종목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받고 있다. 때문에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변동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추석 명절 이후에도 지속될 변동성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종목 선정마저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섹터의 경우 ‘LG생활건강’을 추천했다. 중국의 소비 회복세에 따라 중국과 면세 수요에 대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속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활용품(위생용품)의 수요가 견고한데다 마케팅 비용의 지출은 제한적이라는 점 역시 근거를 더했다. 음료부문의 경우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수익성 호조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미디어‧엔터 섹터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을 추천했다. 이는 한한령 해제 시 즉각적인 이익 급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대선 직전까지 깊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의 전략으로 한한령 해제까지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섹터에서 추천 종목은 ‘삼성전자’다. 이는 오는 2021년의 메모리가격 반등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영향이다. 올 3분기 스마트폰, TV 등 가전 판매 호조로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기도 했다.

이밖에 이 연구원은 철강‧금속 섹터에서는 ‘포스코(POSCO)’를 추천했다. 이는 하반기 중국의 철강 수요 증가로 철강 제품가격이 상승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장기적으로 생산능력 축소 움직임은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美 대선, 시나리오별 증시 영향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리스크가 부각된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대비 미중 무역갈등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약화될 전망이다. 현재는 2016년 대비 저금리, 약달러, 중국의 경제 회복 등과 같은 차이점이 산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증시가 선진국 대비 선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요소로도 다가온다.

반대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법인세 인상 리스크가 떠오른다. 바이든 후보는 당선 후 법인세를 인상하면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최초가 된다. 법인세 인상에 따른 기업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증시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출처=하나금융투자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정책 교집합도 있다. 이는 인프라다. 이들의 공통된 목표는 ‘일자리 창출’이다. 다만 방식에 있어서는 전통(트럼프)과 혁신(바이든)으로 구분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삼성전자와 관련 5G 업체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집권 2기 어젠다 중 하나는 ‘전통 인프라 재건’과 더불어 ‘최고 5G 통신망 인프라 구축’”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 시 삼성전자가 수혜로 지목된다. 이는 화웨이 제재와 맞물려 글로벌 5G 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안진철 연구원도 “11월 미 대선 이후에는 미국 증시의 상승을 예상한다”며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감세, 저금리, 약달러 같은 증시 친화적 정책이 유지되면서 지난 2016년 11월처럼 랠리가 나타날지 주목된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한국증시 역시 연중 최고점 도전을 예상해 볼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현대차와 관련된 부품 업체들이 주목된다. 이재선 연구원은 EU와 중국 모두 친환경차 중심의 탄소중립 정책을 발표한 만큼, 가시적인 실적이 나오는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수소차 생산 규모를 오는 2030년 50만대로 늘리는 방안을 담은 수소차 비전 2030을 발표했으며, 현대차와 부품관련주 이익 추정치는 9월 이후 상향조정됨이 관찰되고 있다.

미 대선 이후에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변동성은 남아있다. 겨울철에 다가올 코로나19 재확산 변수다. 증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안전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 차익실현 매도가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