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눈. 출처=pixabay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강수지 기자] 방탄소년단(BTS) 해외 외국인 팬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 공모주 청약에 참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IPO 대어로 꼽히는 빅히트가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다. 빅히트는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인 13만5000원으로 확정했다. 기관투자자 청약에서 경쟁률은 1117.2대 1로 나타났다.

총 1조원에 육박하는 공모금액 가운데, 60% 기관투자자, 40% 개인투자자 비율로 배정된다. 다음달 5일부터 6일까지 진행될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도 역대급 지표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액은 63조1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BTS 팬클럽 아미들의 관심은 약 4000억원에 달하는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이다. 빅히트의 주주가 돼 BTS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외국인투자의 보호법'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내국인과 같은 대우를 받는다. 이 규정만 봤을 때는 해외 거주 중인 '푸른 눈의 아미'도 빅히트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에 참여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 방탄소년단(BTS) 멤버들. 출처=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러나 결과만 봤을 때, 빅히트 공모주 청약에 참여가 거의 희박한 수준이다.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071050)은 외국인이 계좌 개설이 가능하나 외국인등록증, 여권, 거래인감 등 필요서류를 지참해 지점을 내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29일 입국해 이 같은 절차를 밟는다고 하더라도 방역당국의 2주 자가격리 지침으로 인해 사실상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 기간을 초과한다.

또다른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005940)은 해외 거주 외국인의 경우 국내 대리인을 통해 계좌 개설 및 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대리인이 금융감독원에 등록하는 과정 자체가 1주일 가량 소요되는데다 계좌 개설 등의 과정을 모두 마치면 최소 2주일 정도가 걸려,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 일정에 맞추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사실상 푸른 눈의 아미는 국내 증권사를 통해 빅히트 공모주 청약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난관을 거치더라도 가로막는 벽은 또 있다. 이번에는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국내 증권사에서 외국인 직접 투자자 유치를 기피한다. 물론 수백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가지고 오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받아들이겠지만, 현재처럼 공모주 청약에 과열된 시장에서는 빅히트만을 위한 외국인 투자자를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푸른 눈의 아미들은 빅히트가 상장된 이후에도 주주가 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대부분 국가의 증권사가 한국 증시에 직접투자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에서 한국 직접 투자를 지원을 해도 극히 제한된 종목이며, 대부분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팬덤을 형성한 BTS, 동반 성장을 제고하는 아미들과 금융적인 측면의 교류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