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코만 불편하지 않고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염이란 만성적으로 비강 점막의 비정상적인 상태가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대체로 콧물, 코막힘, 재채기, 가려움증 등을 호소한다. 그러나 비염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코 증상 때문만은 아니다. 특히 성장기 아동들에게 비염은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비염의 위험성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보자.

비염은 성장 문제를 유발한다  비염 환자는 코의 답답함으로 인해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 수면 중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가장 깊은 수면 단계인 NON REM 수면기 때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비염환자의 경우 숨 쉴 때 발생하는 답답함으로 인해 깊은 수면으로 빠지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저하되는데, 흔히 심한 비염을 앓는 아이들은 성장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비염은 코의 외형적 성장 및 얼굴의 기형적 발달을 유발한다  ‘옛말에 사람 많이 다니는 곳에 길이 난다.’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우리가 하루 15,000번 이상 숨 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콧속의 압력은 코의 성장을 도와주어 공기통로가 충분히 확보되도록 한다. 하지만, 소아 때부터 심한 비염을 앓는 환자는 코뼈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함몰된 외형을 가지기 쉽다. 또한, 코가 막혀 입으로 숨 쉬게 되면서 아래턱이 이상적으로 발달하기 쉽다. 보통 윗니는 아랫니를 고정해줌으로써 아래턱의 균형적인 성장을 돕게 되는데, 비염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만성적인 구강 호흡은 아랫니를 고정해주지 못하면서 아래턱이 돌출되거나, 치아의 부정교합을 유발하기도 한다.

비염은 학습장애를 유발한다  인체의 뇌는 몸무게의 2%밖에 되지 않지만, 에너지는 몸 전체의 20%를 사용한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곧 열을 자주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뇌에서 발생한 열을 지속적으로 냉각시켜줘야 하는데, 이러한 기능을 하는 것이 코의 호흡작용이다. 외부의 공기를 폐가 사용하려면 온도를 높여줘야 하는데, 이 과정이 뇌의 열을 식혀주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다. 코로 숨 쉬는 것은 곧 들이쉬는 공기 온도를 높이고, 뇌의 열을 식혀주는 이중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비염으로 말미암아 원활한 호흡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뇌 온도를 충분히 식혀주지 못하면서, 머리가 맑지 않거나, 두통, 집중력 장애 등을 유발하여 산만해지기 쉽고, 학습 능률도 떨어지게 된다.

비염은 호흡기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호흡기 면역조직 중 대표적인 것이 호흡기 편도이다. 이들은 호흡기 주변에 분포하면서 외부 세균, 먼지 등 이물질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편도의 보호기능이 원활하게 작용하려면 편도 온도가 중요하다. 찬 공기를 과도하게 쐬거나, 찬 음식을 먹게 되면 편도가 냉각되면서, 면역기능이 저하되고, 외부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쉽다. 특히 비염 환자는 코로 숨쉬기가 어려워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차가운 공기가 직접 편도를 자극하면서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코, 우리 몸의 수문장

코, 들숨 온도와 습도를 조절한다

사람이 코로 숨을 쉬는 이유는 들숨의 온도, 습도를 조절하고 각종 이물질을 걸러내어 폐에 적당한 공기를 공급시켜 주기 위해서이다.

코, 세균 · 바이러스도 걸러준다

 특히 각종 세균, 먼지 바이러스와 같은 항원 물질을 걸러내는 기능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호흡기 점막이다. 호흡기 점막은 호흡기 가장 바깥층에서 항원의 유입을 막아주는 수문장과 같은 기능을 한다.

코, 점액이 항원을 걸러 콧물로 배출한다

점막의 충분한 점액은 항원을 붙잡아 줌으로써 항원의 이동성을 막고, 이후 위장관으로 넘어가 위산에 분해되거나 체외로 콧물형태로써 배출된다. 체내로 침입하려던 대부분의 항원은 호흡기 점막에 의해 체내 침입에 실패하게 되며, 극히 일부분 침입에 성공한 항원은 체내 백혈구에 의해 제거되는 것이다.

코, 건조하면 할 일을 못 한다

그러나 호흡기 점막의 수문장 역할도 호흡기가 건조해지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이는 곧 성문이 열려 버린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러면 외부 세균, 바이러스, 꽃가루 등에 대한 저항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고 이 때문에 인체 내에서는 거대한 면역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 이는 곧 비강 내 만성 염증 즉 비염이 발생하는 것이다.

호흡기 점막을 건조하게 하는 원인을 제거하라

호흡기 건조를 유발하는 것은 무엇일까? 호흡기를 건조하게 하는 요인은 인체 외 환경과 인체 내 환경으로 나뉜다. 인체 외 환경이란 건조한 날씨, 건조한 실내 공기, 과도한 먼지, 세균 등을 말한다. 외부 환경은 비염환자에게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실내 습도를 유지하고 청정한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인체 내 환경이다. 호흡기를 건조하게 하는 인체 내 환경은 크게 스트레스, 과로, 식습관 문제로 나뉘며 이들은 모두 비염의 원인이 된다.

첫째 영양 과다로 건조해진다

즉 소화기 문제이다. 대체로 과식, 폭식, 음주, 인스턴트 음식 섭취 때문에 신진대사가 높아지면 대사 과정에서 발생한 열이 호흡기 점막을 건조하게 하는데, 요즘은 영양 과다 때문에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비염뿐만 아니라, 피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발생하는 아토피 질환과도 많은 연관이 있다.

둘째 스트레스가 건조하게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뇌의 활동을 증가시키면서 뇌 세포의 대사가 증가하게 되어 과도한 열을 발생시킨다. 뇌에 쌓인 열은 코를 통해 들어온 공기로 냉각되지만, 장기간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한 과도한 열은 결국 호흡기 점막을 건조하게 한다.

셋째 과로가 건조하게 한다

특히 수면습관이 바르지 못한 직장인이나 수험생에게 문제가 되기 쉽다. 과로가 심하여 만성 피로(부신 피로)로 빠지게 되면 며칠 푹 자거나, 일정기간 휴식을 취한다 하더라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성피로는 인체 세포의 대사기능이 떨어지면서 호흡기 점막에서 점액 생산을 적절하게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심한 피로는 부신기능 저하로 불필요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코티졸 호르몬’의 생산저하를 유발하여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비염이 심해지기 쉽다.

코를 촉촉하게 하는 봄철 호흡기 건강 관리법

이렇듯, 식습관, 스트레스 및 과로는 호흡기 점막을 건조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봄철에 꽃가루와 황사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비염증상을 유발하기 쉽다. 특히 호흡기 점막이 약한 비염 환자에게 봄이란 계절은 괴로운 시기일 수밖에 없다.

기름기 있는 음식을 피하고 봄나물 가까이

봄철엔 식사를 가볍게 하며, 육식이나, 기름기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냉이나 달래, 취나물같이 향이 좋은 봄나물은 호흡기 순환을 개선하여 비염 환자에게도 좋다.

폭식, 야식은 금물

스트레스성 폭식, 야식은 소화기에 치명적이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스트레스는 이기자

일 년을 계획하는 봄은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계절이다. 스트레스는 호흡기 점막을 건조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새롭게 시작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산책을 하며 스트레스를 떨쳐내는 것은 어떨까.

11시 이전 취침, 7시간 이상 숙면

마지막으로 피로의 축적을 막으려면 11시 이전에 수면을 취하며 매일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만일 취침 전 반신욕이나 족욕을 병행한다면 피로회복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이러한 소화기, 스트레스, 피로 관리는 비염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비염을 치료하는 데도 가장 기본적이다.

본 기사는 건강보험 제 2012.5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