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무더웠던 여름도 어느덧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하루가 다르게 낮기온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가을이 목전에 와 있음을 느끼는 시기입니다.

신종플루가 올가을과 겨울에 우리나라에서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보도가 매일 나오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도 감기 증상에 유독 관심이 많을 때입니다.

일반적으로 감기에 걸리기 전에는 대부분 오슬오슬 추워지고 재채기를 하게 됩니다. 주로 과로한 이후나 찬바람을 오랫동안 맞은 이후에 이러한 현상들이 나타나는데, 대부분 이러한 증상만으로도 감기에 걸렸거나 감기가 심해질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재채기는 감기 초기나 알르레기성 비염이 있는 사람들에게 흔하게 나타납니다. 물론 평상시에도 아무런 이유 없이 간혹 재채기가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은 대부분 감기 초기에 재채기가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재채기를 시원하게 하고 나면 무언가 기분이 좋은 느낌이 나고 재채기가 나오려다 멈춘 경우에는 괜히 찜찜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간의 재채기 기운이 있으면 가급적 재채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재채기는 왜 나타나는 것일까요 ?

감기에 걸린다는 것을 한의학적으로 보면 찬기운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평상시에는 감기에 안 걸리다가 찬바람을 맞거나 과로하면 걸리는 이유는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평상시 우리 피부는 보이지 않는 따뜻한 막(양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찬바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보호하고 있습니다. 즉, 건강하다는 것은 이러한 막이 강하고 두껍다는 것을 의미하고 허약하다는 것은 이러한 막이 약하고 얇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과로나 면연기능의 저하로 이러한 막이 약하고 얇게 형성되어 있으면 찬기운이 약한 부분을 타고 곧바로 들어오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 몸은 더 이상 찬기운이 몸속 깊은 곳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방어기전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재채기입니다.

재채기를 하는 것은 몸속의 양기(陽氣)가 찬기운을 몰아내도록 하며, 이로써 감기가회복이 되고, 만약 이 때 양기가 찬기운에 지게 되면 감기는 더 진행되어 악화됩니다.

그래서 초기에 어떤 사람은 재채기만 계속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우리 몸의 양기가 몸속으로 들어온 찬기운을 몰아내기 위하여 계속 싸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일수록 재채기만 자주하다 심한 감기는 앓지 않고 지나가지만, 몸이 너무 약한 사람은 재채기를 해도 회복되지 않고 바로 심한 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간혹 재채기를 하면 몸이 따뜻해짐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일시적으로 몸의 양기가 바깥에서 들어온 찬기운을 물리치기 위하여 피부로 몰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재채기를 한다는 것은 면역 기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기훈 강남동약한의원장 (www.dongyak.kr)


만약 재채기도 없이 심한 감기 증상이 생겼다면 면역력이 아주 떨어진 사람일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재채기를 했을 때 양기의 힘을 올리기 위하여 몸을 따뜻하게 하고 가볍게 땀을 낸다면 더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단순한 재채기보다는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하여 찬기운을 몰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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