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들의 외환은행에 대한 러브콜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10월 강정원 KB금융지주 회장대행이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방침을 밝힌 가운데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20일 국감 자리에서 “다른 금융기관 M&A 등을 통해 예수기반 확보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각 금융지주사 장들의 발언에 또다시 알맹이 없는 러브콜이 쇄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아지고 있다. 산은이나 KB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표명했었다. 그만큼 두 금융사의 입장에서 외환은행은 놓칠 수 없는 ‘수익원’이다.

산업은행은 기업금융을 주로 했기 때문에 수신기반이 취약하다. 개인 리테일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시중은행을 인수해야 한다. 그중 외환은행은 산업은행에 있어 가장 적절한 파트너이다. 같은 국책은행이었으며, 외환은행의 해외지점과 개인 리테일, 산은의 기업금융을 합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해외 지점이 시급하다. 본격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한 2007년도부터 광저우지점, 알마티사무소, 호치민사무소, 키예프사무소를 개설했다. 하지만 2008년도 인수한 카자흐스탄 6위은행인 Bank CenterCredit(BCC)과 지난 5월 캄보디아에 설립한 현지법인을 제외하면 주요 선진국에는 아직 해외지점이 많지 않다. 지난 3, 4월에는 미국 LA의 교포은행과 지역은행을 알아보며 인수 매물을 찾아봤을 정도이다.

하지만 외환은행을 인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시중은행 중 개인 리테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은 둘째치고 해외 지점을 무리하지 않고 얻게 된다. 외환은행의 트레이딩 파이낸스, 해외지점 네트워크 등을 생각한다면 KB금융지주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김현희 기자 wooang1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