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장마 때는 아무래도 국물이 당긴다. 소주 한 잔에 얼큰한 국물이면 그만한 안주가 없기 마련이다. 게다가 조미료 없이 천연 그대로의 맛을 살린 웰빙 국물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서울 서교동 ‘춘자네 대구탕’에 가면 기막힌 국물 맛의 대구전골과 대구탕을 맛 볼 수 있다. 단돈 5000원이면 점심 메뉴로 대구가 푸짐하게 들어간 대구탕을 먹을 수 있어 근처 직장인들에겐 ‘단골 밥집’으로 통한다. 또 저녁에는 생대구전골에 소주 한 잔 기울이면 딱 좋다.

춘자네 대구탕에 들어서면 몇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첫째, 일단 왜 가게 이름이 ‘춘자네 대구탕’일까라는 의문이 든다는 것. 혹시 사장님 부인 이름이 ‘춘자라서(?)’ 정답은 ‘NO’다. 여기서 춘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남재우(46) 사장이 봄에 태어났기 때문이고, 봄에 오픈한 집이라는 뜻이다.

둘째는 독특한 가게 내부다. 가게 곳곳에 낚싯대며, 각종 낚시용품들이 벽과 천장에 붙어 있다. 게다가 남 사장이 낚시하는 사진들로 벽과 테이블이 도배되어 있다. 일종의 데코레이션인데, 이유는 남 사장이 낚시광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구탕집을 오픈하게 된 연유이기도 하다.

7년 된 춘자네는 각종 언론에서 취재해 갔을 정도로 유명한 대구탕 전문점이다. 그럼에도 가게 안에서는 방송에 나간 흔적조차도 찾을 수 없다. 그 이유를 묻자 남 사장은 “내 낚시하는 사진 붙이기도 바쁜데…”라며 받아친다.

셋째는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게 앞쪽에도 붙어 있지만 이곳의 모든 음식은 조미료를 쓰지 않고 천연재료로 맛을 낸다. 그래서인지 대구탕은 칼칼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특징이고, 생대구전골 같은 경우 끓이면서 그 맛이 더해지는 데 국물이 졸아도 짠맛이 나지 않고 얼큰하다.

보통의 전골과 달리 무를 쓰지 않았음에도 국물이 담백하고 시원한 것도 눈에 띈다. 낚시꾼들이 끓여 먹는 스타일 그대로다. 매일 밑반찬이 바뀌는데, 가정식 스타일의 깔끔하고 정성스러운 맛이 좋다. 게다가 매일 직접 구워낸다는 김은 참 고소하다. ‘대구’라는 한정적인 재료로 탕, 볶음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깔끔한 밑반찬까지 더해져 매일 가도 질리지 않을 듯하다.

특히 계란과 날치 알을 이용해 만든 ‘알말이’는 어떤 메뉴라도 같이 어울릴법한 별책부록 같은 존재다. 대부분 손님들 테이블에 올려있듯, 그 인기가 만만치 않다. 김과 날치 알이 적절히 들어간 빅 사이즈의 계란말이는 먹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남 사장은 본인이 파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뛰어나다. 자신이 파는 음식을 좋아해야 진정한 맛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가게 곳곳에서 증명되듯이 그는 낚시 마니아다. 여름을 제외하고는 정기적으로 낚시를 간다. 때문에 운이 좋으면 그가 직접 잡아온 대구로 만든 전골도 맛볼 수 있다.

식사류 | 대구(지리)탕 5000원, 뽈(지리)탕 5000원, 알말이 5000원, 대구전골 中 2만5000원 / 大 3만8000원, 생대구전골 中 3만8000원 / 大 4만8000원
주 류 | 소주 3000원, 맥주 3000원
예약문의 02-337-5787

김미선 객원기자 tjsdl3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