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사상 최대 규모인 8300여명의 특별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본격적인 체질개선에 착수했다. 이번 명퇴는 지금까지 실시된 것 중 가장 규모가 크다. 2003년 5505명, 2009년에는 5992명이 명퇴를 신청한 바 있다.명퇴 신청자들의 평균 연령은 51세, 평균 재직기간은 26년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 69%, 40대가 31%를 차지했다.이번 KT의 명예퇴직자 중 50대의 비율이 69%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50대 베이비부머 퇴직자들의 경우 퇴직 연령과 국민 연금 수령 연령이 다른데서 오는 무소득 가구의 증가로 인해 자의든 타의든 제 2의 인생을 설계할 수밖에 없어서 창업 시장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유망성이나 본인의 자금 사정, 지인의 권유만으로 섣불리 업종을 선택했다 실패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로 늘고 있는데, 퇴직자들의 경우 그들이 종사했던 산업, 직장에서의 근무 부서, 개인의 적성에 따라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르므로 궁합에 맞는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고 성격과 성향에 맞는 업종을 선정하는 것이 성공의 중요한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비슷한 또래의 주변 친구들이 명예퇴직 후 대대분이 편의점과 베이커리카페, 부침이 심한 외식업종에 투자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외식업종이 아닌 서비스업종으로 가닥을 잡고 창업아이템을 찾던 중에 지금 운영 중인 아메리카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퇴직 후 아메리카요가 청량리센터(www.americahotyoga.com) 직영매장을 인수해 올해 3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이수선 점주는 일반 카페와 외식업과는 달리 2, 3층 이상의 권리금 없는 매장에서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이점과 본사의 요가지도자 양성 교육기관을 통해 전문 강사인력을 가맹점에 지원해줘 퇴직자 출신 창업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직원 이탈문제를 말끔히 해결해줘 만족스런 2막 인생을 꾸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18년간 물류센터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십분 활용, 이 씨는 외부 홍보에 집중해 지속적인 신규 회원을 모집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스텝은 회원에 집중해 지도와 출석 관리에 최선을 다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 씨와 같이 대기업 출신의 가장 큰 장점은 ‘서비스 매너’와 화이트칼라로서 갖춰야 할 업무 교육을 많이 받았다는 점. 또 최근 관심이 높은 재테크 분야에 대한 지식도 다른 직종에 비해서 높은 편이고, 또 다른 직종에 비해서 창업투자비에 대한 여력도 높은 편이다. 브랜드파워가 있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종들도 이들에게 추천할만한 업종.

오니기리와이규동

국내 외식업계에서 프리미엄수제삼각김밥 시대를 연 대표 브랜드 ‘오니기리와이규동’(www.gyudong.com)의 경우 가맹사업자 대부분이 베이비부머 세대들이다.은퇴 후 외식업 창업이 처음이었던 오니기리와이규동 수원정자점 송혜경 점주는 “오픈 초기 두려움이 컸는데, 본사의 확실한 가맹관리와 물류시스템 덕택에 매장의 안정화는 물론 많은 힘이 됐다”며 “삼각김밥, 도시락, 우동과 규동 등 남녀노소 다양한 고객이 즐겨 찾는 대중적인 메뉴를 쉽고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어 실버창업자인 제게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주었죠.”라고 말한다. 

일반 대기업의 관리직 출신이라면 성실하고 꼼꼼한 것이 특징. 영업력이나 대인관계를 많이 필요로 하는 분야보다는 전문성이 중요한 업종이 잘 어울린다. 유기농식품전문점이나 건강식품 전문점은 대표적인 분야. 카페형 분식업종이나 프리미엄 김밥전문점, 국수전문점, 돈가스 전문점, 삼겹살 전문점 등이 여기에 속한다. 교육사업 또한 꼼꼼한 관리직 출신에게 잘 어울리는 업종. 단 고객이 어린이와 젊은 학부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연령대가 젊은 퇴직자들이 여성 퇴직자들에게 어울리는 사업이다. 

주점업종의 경우 영업 경력이 있는 퇴직자들에게 더욱 적합한 분야다. 다만 주점의 경우 야간 영업시간이 길어 나인투파이브 근무 방식에 익숙한 화이트칼라라면 어느 정도 각오가 필요하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치킨카페나 스몰비어, 테마형 퓨전주점, 꼬치주점, 차별화된 호프 전문점 등을 고려해 볼만하다. 중대형 평수의 규모가 있는 고기구이전문점, 감자탕전문점, 족발보쌈전문점 등 대중적 외식업도 잘 어울린다.

남다른감자탕 대구본리점

퇴직 전 1년 반이 넘는 시간을 투자해 정부지원의 창업교육과 각종 창업박람회를 찾아다니며 창업 준비를 해왔다는 ‘남다른감자탕’(www.namzatang.com)대구 본리점 김상용 점주는 이제 막 창업 3년차에 접어든 선배 창업자다.은퇴 후 실패 없이 안정적으로 오래 운영할 수 있는 사업으로 남다른감자탕을 결정한 그는 “감자탕전문점에서 볼 수 없던 카페형 인테리어에 건강감자탕이라는 차별화 된 메뉴구성에 매료되어 2011년 당시 대구에 있는 가맹본사로 찾아가 남다른감자탕 대표와 면담을 신청해 창업을 결정했죠.”라고 전했다. 남다른감자탕 대구 수성점, 평리점 등 여러 매장을 방문해 사업성을 검증한 김 씨는 대구 본리동 먹자골목 인근에 매장을 오픈, 당시 본리동 최초로 아늑하고 밝은 카페 분위기에서 감자탕을 즐길 수 있는 점포로 입소문이 나 지금까지 월 평균 7천만원 선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대기업 임원 출신이라면 3억원 이상의 투자가 요구되면서 점장을 채용하거나 직원 채용을 통해 실제 업무를 대행시킬 수 있는 분야가 적합하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으면서 A급 입지에 출점할 경우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이탈리안레스토랑, 베이커리카페, 브랜드 커피전문점, 샐러드 바가 겸비된 샤브샤브전문점, 등은 품격과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어 임원출신들에게는 잘 어울리는 분야다. 퇴직자중 상당수가 농촌 귀환을 원하고 있는데 이 경우라면 전원형 음식점이나 팬션사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샤브향 매장 내부

20년 넘게 몸담고 있던 기업체를 나와 올해 2월, 광명시 하안동 음식문화거리인 밤일마을에 110평 규모의 월남쌈&샤브샤브전문점(샤브향 광명밤일점, www.shabuhyang.co.kr)을 오픈한 문보인 점주는 “5억원 이상 투자비가 드는 투자형 창업에 있어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가맹본부의 가맹점 관리시스템과 지원혜택 등을 반드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한다.140명 수용가능 한 2층 매장은 원목 테이블 등 고급스러움을 더한 인테리어와 음식문화마을의 바깥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2층 전면을 통유리로 설계하고, 단체고객을 잡기 위해 30명이 모두 앉을 수 있는 아늑한 좌식 룸과 16명 인원이 수용 가능한 입식 룸을 별도 구성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현재 하루 평균 5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그의 매장 주 고객은 교외로 외식 나들이를 나선 가족단위 고객들로 그중 여성 고객들이 70~80%를 차지하고 있다. 가족모임 외에는 학부모모임, 교회, 동창모임, 직장인 회식 등 4인 이상의 단체고객들이 주를 이룬다. 유통업 퇴직자들은 사내에서 판매 기법 및 유통 환경, 서비스관련 교육을 많이 받는 편이고 일상적으로 판매나 매출관리, 새로운 상품에 대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및 고객관리에 노출되는게 특징이다. 때문에 소매업이나 외식업, 영업력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업 등이 궁합이 잘 맞는다. 이동통신대리점은 역동적인 성향의 유통업 퇴직자들에게 잘 맞는 분야.

  3억원대 안팎의 투자비면 이동통신 초기와 같은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무 문구전문점이나 사무편의점, 스크린골프장, 기업형 꽃집, 균일가 생활용품전문점도 후보 업종 군이다.  한편 퇴직금이 많지 않고 성실하며 젊고 개척정신이 강한 퇴직자라면 영업형 사업이 궁합이 맞다. 오존을 이용해 실내 환경을 개선해 주는 사업이나 광촉매 코팅사업, 건물 청소대행업, 욕실 리모델링 사업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여성퇴직자의 경우 남성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업종의 폭이 넓다. 떡카페,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천연화장품 전문점, 향초전문점, 교육사업, 유기농 식품점, 빅사이즈 의류점, 균일가 액세서리 전문점, 액세서리카페 등 다양한 업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일한 분야의 퇴직자라도 개인적인 성격이나 투자자금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서 궁합에 잘 맞는 업종을 선정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베이비부머 창업 시 유의할 점일반적으로 베이비부머 창업자는 브랜드 지명도가 높은 업종과 깔끔하고 현대적인 업종을 선호하고 있다. 도넛전문점,베이커리, 커피전문점, 사무용품전문점, 편의점 등은 기존에 화이트컬러들이 선호했던 업종들이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서 ‘전통음식전문점’과 ‘카페형 외식아이템’이 새로운 퇴직자 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퇴직자 출신으로 창업에 성공하려면 1. 경력을 창업에 최대한 활용한다. 관리능력, 마케팅, 기획력, 서비스 등은 성공 창업으로 가는 밑거름이 된다.

2. 현재 보유한 창업 자금보다는 창업 비용이 저렴한 창업 아이템을 선택한다. 퇴직금이나 저축예금 등 투자금이 풍부하더라도 예비비를 따로 저축해 두어야 초기 매출 부진에서도 안정성을 찾을 수 있다. 취직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할 수 있지만, 창업은 매장을 오픈하면서부터 리스크가 발생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3. 예전의 사회적 지위나 체면은 과감히 떨쳐 내야 한다. 서비스업의 특성 상 상명하복식 직장 문화와는 다르다. 종업원의 성향과 예전 직장 후배들의 성향이 다른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4.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내성적인 스타일이라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전환해야 하며, 생각과 현실에는 항상 차이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한다.

 5. 창업을 서두르지 말자. 6개월 또는 1년 이상의 창업 준비 기간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창업은 제2의 인생이므로 최대한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