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프렌즈 시니어 판매원 최종례 씨최종례 씨는 소통에 능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터놓을 수 있는 어르신들의 친구이자, 믿을 수 있는 생활용품 가이드다. 시니어용품 전문매장의 시니어 판매원으로 재취업해 한동안 잃어버렸던 존재감을 찾았다.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4층에 위치한 실버영화관 허리우드 극장 안. 때마침 영화가 끝난 시간이라 영화관에서 몰려나오는 어르신 대부분이 꼭 들르는 곳이 있었다. 유한킴벌리의 시니어용품 전문매장 ‘골든프렌즈’다. 어르신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데는 이 매장의 판매원인 최종례(66) 씨 공이 만만찮다.우선 어르신들의 ‘사랑방 친구’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금은 거의 그의 단골 고객이 됐지만, 처음에는 어르신들의 무뚝뚝한 태도와 퉁명스러운 말투에 적응하기 힘들었단다. 오랜 영업 및 판매 경험을 발휘해 특유의 싹싹함과 친근함으로 다가서니 경계하던 어르신들의 ‘마음의 빗장’을 열 수 있었다. 이제는 꼭 제품 이야기만이 아니라 일상사부터 고민 상담까지 어르신들과 네버엔딩 대화 꽃이 핀다고.그는 간호사 출신에 12년간 대학병원 의료용품 판매원으로 일한 경력을 십분 살려 믿음직한 제품 가이드로 활약하고 있다. “제품에 대해 설명할 때 의료 상식이나 건강 정보를 곁들이면 고객의 신뢰를 한층 높일 수 있어요.” 건강과 관련된 시니어 생활용품을 많이 판매하는 업종 특성상 채용 면접 때 어필했던 요소도 바로 간호사 자격증과 병원 근무 경력이었다.골든프렌즈에서 근무한 지는 1년 3개월여. 1시간에 7000원 정도의 시급을 받는다. 하루 6시간씩 일주일 36시간을 근무해 손에 쥐는 월수입(계약직)은 100만원이 넘는다. “생활비요? 그동안 저도 일했고 남편이 직장 근무하면서 30년간 모은 돈으로 충당하고 있어요. 아이들을 모두 결혼시켰으니 연금으로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해요.”그는 “집 안에만 있으면서 느슨하게 사는 것보다 나 스스로의 존재감을 찾기 위해 재취업을 결심했다”며 “60대 중반을 넘어서도 밖에서 활발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말했다.“건강상의 문제 때문인지는 몰라도, 경우에 따라 시니어들은 법적으로 근무 시간이 6시간을 넘기면 안 된다고 하데요. 보시다시피 저는 엄청 건강해서 8시간 이상도 거뜬히 일할 수 있는데….” 그러나 최 씨는 “한 사람이 혼자 8시간 일하기보다는 세 사람이 3시간씩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나누는 게 더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데보다 이곳 급여가 훨씬 높은 편이지만 앞으로 조금만 더 올랐으면 하는 것도 솔직한 바람이에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