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주도했던 베이비부머의 썰물은퇴가 본격화됨에 따라 이들의 실업문제가 사회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베이비부머의 성공적인 연착륙을 위해서는 우선 이들의 경제현장 노하우와 역동성을 선순환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지원책이 강구돼야 한다. 정부는 베이비부머를 위한 일자리 확대와 사회참여 촉진 방안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다.

▲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1970~2000년대 우리나라 경제의 양적, 질적 발전을 주도했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전체 인구의 14.5%에 이르는 약 700만명의 베이비부머들의 본격적인 ‘썰물 은퇴’가 진행되고 있다. 3년 이상 근속 상용직 142만명이 이미 지난 2010년부터 정년연령에 도달, 차례로 퇴직하고 있으며 오는 2019년까지 해마다 15만명가량의 은퇴 행렬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베이비부머들의 퇴직은 단순히 신체연령의 노화, 노동 생산성의 저하에 따른 사회 현상으로 인식하기에 앞서 ‘인생 100세 시대’를 맞아 앞으로 30~40년이란 또다른 ‘남은 인생’을 어떻게 영위해 나가야 할 것인가라는 숙제를 안겨 주고 있다. 이는 생계수단과 단절이라는 개인의 경제적 문제 해결뿐 아니라 베이비부머들이 보유하고 있는 소중한 ‘사회경제적 자산’을 후세대에게 계승시켜야 하는 사회공동체적 과제를 동시에 잘 풀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베이비부머층의 대거 은퇴는 국가경제적으로 노동시장의 숙련기술 단절, 성장 잠재력 약화 등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개인 생활 측면에서도 은퇴 후 생계 보전, 인간다운 노후 삶의 보장 등이 중요한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퇴직 이후에 특별한 준비가 없다는 베이비부머가 무려 83%가량 차지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실제로 2011년 기준 우리나라 만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전체가구 중 중위소득 50% 미만 비율)은 45.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대수명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자녀들의 교육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자신의 노후는 소홀히 준비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심각성을 인지해 오는 2016년부터 정년 60세 연장을 보장하고, 시간선택제·임금 피크제 도입, 퇴직세대의 재취업·창업·전직 등 다양한 관련 법과 지원대책을 내놓고 있으며, 국내 일부 대기업들도 퇴직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전직 등 ‘퇴직 후 사회생활 선순환 지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일본 및 서구 선진국과 비교해 미흡한 수준이다.

결국 노후 준비 없이 은퇴를 맞은 베이비부머들이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또다시 재취업 또는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인구고령화에 따라 50대 이상의 경제활동 참여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이 처해 있는 근로여건은 열악한 상황이다.

은퇴 베이비부머층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영위와 인적자원 재활용을 위해 정부는 이들의 경제현장 노하우와 역동성을 선순환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청·장년층의 고용실태를 점검하고 정년 연장과 재취업 지원 등을 바탕으로 한 ‘장년고용 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다. 종합대책에는 60세 정년 연장의 조기 정착, 장년층 재교육·재취업 지원, 임금피크제 확산 등의 구체적 내용이 패키지 형식으로 담길 전망이다.

지난달 5일 열린 장년고용포털 ‘장년희망날개’ 시연회 및 청·장년 상생간담회에서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장년 고용을 모두 늘이는 세대 간 상생 고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중장년 구직자가 어느 고용지원기관을 방문하더라도 필요한 서비스를 잘 받을 수 있도록 고용부 고용센터,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등 중장년 고용지원 기관 간 업무협조 및 서비스 연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중장년 취업아카데미’

40세 이상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경력을 살려 일자리를 찾아주거나 기업이 그런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도와주는 곳이 있다. 노사발전재단의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대표적인 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전국에 25개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설립, 경제단체와 노사발전재단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25개 센터 중 9개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 바로 노사발전재단이다. 유일한 공공기관으로서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의 주요 사업은 ‘전직 지원 서비스’(기업 대상)와 ‘재취업·창업 지원 서비스’(개인 대상)로 구분된다. ‘전직스쿨’은 기업의 자발·비자발적 퇴직예정자가 퇴직 이전에 안정적인 전직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제2의 인생설계를 할 수 있게 지원하는 무료 서비스다.

퇴직예정자임을 감안, 변화관리와 정서관리를 통해 퇴직에 따른 불안감을 최소화하고 개인별 전담 컨설턴트를 배정해 생애설계 관련 1:1 맞춤컨설팅을 진행한다. 불안, 우울 등 이상심리 문제를 호소하는 시니어에게는 외부 전문가의 심리 상담도 제공한다.

특히 민간 전직 컨설팅 사업자에게 고액의 비용을 지급하고 전직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중소기업 퇴직(예정)자를 위해 현실적인 맞춤형 전직 지원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재취업·창업 지원 서비스로 운영되는 ‘재도약 프로그램’은 중장년 퇴직자의 재취업 및 창업을 돕기 위한 일종의 집중 지원 프로그램. 역시 무료다. 퇴직 이후 경력과 목표에 따라 재취업·창업·은퇴설계 등의 교육을 실시, 재취업 스킬·창업역량 강화·특강(귀농귀촌, 자기경영)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개인의 성격과 과거 인생까지 세심하게 살펴 동기부여·자신감 확보까지 지원한다.

황영희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수석 컨설턴트는 “우리 센터의 중장년층 재취업·전직 지원 서비스는 허탈감이나 무력감에 빠지기 쉬운 중장년 구직자들에게 심리안정 프로그램을 필수적으로 진행해 자신감과 도전의식을 높여준다”며 “이뿐만 아니라 그동안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과 성과, 기여도 위주의 이력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구직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퇴직자를 대상으로 ‘중장년 취업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단편적 직업훈련에서 벗어나 사전 경력진단과 멘토링(컨설팅), 맞춤형 취업·창업 훈련을 실시해 취업으로까지 연결해주는 일종의 ‘중장년 맞춤형 패키지 사업’이다. 훈련에 필요한 교육비는 전액 정부가 지원한다.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 강원복 사무관은 “중장년 경력자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단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곳이 중장년 취업아카데미”라며 “기업에는 우수한 인력을 제공하고 중장년 퇴직자에게는 두 번째 직업인생을 마련해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또 장년층 미취업자에게 기업 인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현장 적응력을 높이고, 정규직으로의 취업 가능성을 제고하는 ‘전문인력 재취업 지원사업(장년취업인턴제)’을 진행하고 있다.

장년취업인턴제는 만 50세 이상 장년을 새로 채용하는 중소기업 등에 임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인턴기간(최대 4개월)에는 월 80만원 한도에서 약정임금의 50%를, 정규직 전환 후에는 6개월간 월 65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지난해 첫 시행 때는 6509명에게 인턴 일자리가 주어졌으며, 이 가운데 60%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고용노동부는 올해에도 8000명 규모의 인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청 | ‘시니어 창업 활성화’ 정책

중소기업청은 40세 이상 시니어들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시니어 창업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다. 퇴직자들이 전문성과 경력을 활용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사무 공간, 전문가 자문 및 상담 등을 지원해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전문서비스, 아이디어 사업, 제조업, 사회적 기업, 정보기술(IT) 및 인터넷, 농업 등 시니어가 창업하기 적합한 6대 분야를 지원한다.

40세 이상의 창업 희망자라면 누구나 창업넷(www.changupnet.go.kr)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프로그램은 중소기업청의 ‘시니어 창업스쿨’이다. 시니어창업스쿨은 시니어의 관심 분야와 역량에 따른 실무 중심의 집중 창업교육을 제공한다. 교육생 1인당 100만원 내외의 교육비를 지원한다(교육생 부담 교육비 10만원).

 

서울시 |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장년창업센터’

서울시는 지난해 2월, 베이비붐 관련 정책이 전무한 가운데 사회 재참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중간 지원조직으로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열었다.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베이비부머의 다양한 사회·경제활동 욕구를 반영해 연령·소득·지식수준별 맞춤형 인생 후반 설계를 돕는다. 경제활동을 희망하는 서울시민에게 재취업·창업을 지원하고, 사회공헌을 원하는 시민에게 재능기부 기회를 제공한다.

다양한 사업 가운데 사회과제 발굴과 공헌형 활동으로 신노년층 적합 일자리를 발굴, 교육 후 활동으로 연계한다. 기존에 없던 신개념의 활동 분야로 경로당코디네이터, 사례관리서포터 등 공헌형 활동(공공일자리)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민간 일자리 전담팀 운영 부문에서 재취업 교육과 민간 일자리 매칭을 전담하는 일감뱅크팀을 운영하고, 인생이모작 세대의 특성과 욕구에 맞는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서울시는 창업을 고민하는 베이비부머의 안정적인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장년창업센터도 설립했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이 운영하는 장년창업센터는 베이비부머, 퇴직전문경력자를 비롯해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40대 이상 서울시민을 위해 2011년 8월 문을 연 창업인큐베이팅 시설이다. 예비장년창업자의 창업 아이템 분석부터 마케팅·홍보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해 인생 2막을 성공적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농식품부 | 귀농·귀촌 창업 활성화 정책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 가구가 2012년보다 20%가량 증가한 3만2424가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귀농·귀촌 가구는 2001년 880가구에서 2010년 4067가구로 늘었으며 2011년에는 1만503가구, 2012년 2만7008가구를 기록하는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령별로는 50대 귀농·귀촌 가구가 1만420가구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인 은퇴시기에 접어들면서 귀농·귀촌을 주도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는 귀농·귀촌인에게 일자리 제공 기회를 확대하는 등 지원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베이비부머를 비롯해 도시민 유치와 성공적인 농촌 정착을 위해 귀농·귀촌인의 6차 산업(1·2·3차 산업이 융합된 산업) 창업을 지원하고 이들을 6차 산업 활성화의 주역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귀농·귀촌인이 활용할 수 있는 농산업인턴제 인원을 확대하고, 전국 158개 도농인력지원센터를 통해 귀농·귀촌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또 귀농 선배, 농업 마이스터 등을 1:1 멘토로 지정해 귀농인의 정착을 돕는다. 이와 함께 정부가 교육비를 지원하는 귀농·귀촌교육 인원을 지난해 1925명에서 올해는 2400명으로 확대하고 전국에 8곳의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재도약 프로그램’

노사발전재단이 진행하고 있는 중장년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 성공적인 재취업과 제2의 인생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퇴직 후 변화 관리, 자기탐색, 재취업 역량 강화 교육 및 채용정보 등을 제공하는 집단 활동 프로그램이다. 총 20시간 과정으로 4일 동안 진행된다.

참여 자격

-만 40세 이상 중장년층 퇴직(예정) 구직자

-개별 상담을 통해 20명 선별

참여 혜택

-담당 취업 컨설턴트를 통한 1:1 맞춤 취업지원 서비스 제공

-구직 활동을 위한 개인 PC 공간, 이력서 증명사진 무료 촬영 서비스 제공

-프로그램 중 점심식사 및 다과 제공

-프로그램 수료 후 집중 취업 알선

신청 방법

-참가신청서 작성 후 팩스(02-6021-1480) 및 이메일(sykim@4060job.or.kr) 접수

문의: 02-6021-1134

중장년 재취업 지원 스마트폰 앱 ‘4060JOB’

노사발전재단은 최근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한 중장년 구직자를 위한 채용정보 서비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4060JOB’ 서비스를 시작했다. 4060JOB은 중장년층에 최적화돼 있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앱으로 맞춤형 채용정보 검색, 기업정보·해당 기업 지도 보기, 모바일 이력서 제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