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상권으로 가기 위한 노력보다 입지에 대한 이해가 중요

 매출과 점포임대료는 비례하기 마련. 비싼 만큼 매출이 보장된다는 생각에 A급 상권을 선호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황금 상권 1층에 위치한 점포라면 어떤 장사를 하던 대체로 짭짤한 수익을 얻는 것이 사실. 그러나 점포비가 저렴한 하급지라도 경영 수완을 발휘하면 황금알을 낳는 장소로 변신시킬 수 있다. 
소비자가 찾아오기 쉬운 곳에 있는 점포라야 매출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환경이 좋은 곳이라도 임대료가 부담스러울 경우에는 같은 평수의 B급 입지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많은 창업자가 입주하기 어려워하는 B급 입지에 점포를 열고 실속 있는 운영을 하는 사람들의 성공 비결을 들어보았다.

 

 저녁시간이 되어 어둑어둑해진 인천 청라지구. 인근 신도시 아파트단지에서 삼삼오오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한 매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152㎟(46평) 다소 작은 크기의 점포 안은 어느새 찾아온 고객들로 가득 찼다. 64개의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가게는 북새통을 이룬다. 조금 늦게 찾아온 손님은 언제쯤 들어갈까 싶어 기다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빼곡한 이곳은 어쩐지 가족 나들이터를 연상케 한다.

 지난 11월 10일 문을 연 참숮직화 갈비전문점(수제갈비, sujegarbi.alltheway.kr)을 이용희 점주(42세, 남)는 연일 넘치는 손님들 덕분에 늘 싱글벙글이다.
 3층 상가 건물 1층에 자리한 이곳은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매출도 크게 오르고 있다. 오픈 첫 달 5,800만원이었던 월 매출은 지난해 12월 9,800만원을 기록하고, 새해 들어서는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큰 도로가도 아니고 아파트 단지 맞은편 이면도로에 있어 눈에 띄지 않을 법도 한데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데에는 가게를 처음 열었을 때 초기 영업을 잘했었던 것이 주효했다.
 인근 지역이 신도시다보니 아직 큰 상권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주변에는 아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곳도 종종 눈에 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으니 처음부터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이용희 점주의 의견이었다.

 이용희 점주가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상권이 형성된 곳의 점포를 열기 위해서는 높은 권리금과 여러 가지 비용에 부담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아직 발전 가능성이 큰 신도시에 점포를 얻는 것이 치열한 경쟁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이 점주는 가게를 열기 전 입지 분석을 위해 주변 지역을 철저히 조사했다. 주변지역을 300m 이내의 근거리 지역과 500m 밖의 지역을 나누어 분석했다. 그는 특히 인근 4~5개의 아파트 단지에 젊은 부부와 어린아이로 이루어진 가구가 많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래서 이 점주는 인테리어 공간 배치에서 이 점을 고려했다. 점포 공간은 비교적 작지만 천장이 높은 매장 내 구조를 이용해 ‘미니 복층’을 만들었다. 이곳에 이용희 점주는 어린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공간을 조성하고 게임기를 가져다 놓았다.
 이로써 손님들이 식사하는 동안 아이들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린아이들도 자신만의 공간이 생기게 되니 만족했다. 가족 단위의 손님들을 배려하고자 한 이 전략은 많은 손님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수제갈비 본사가 매장 인테리어에 대한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변화였다. 지금도 찾아오는 손님 가운데 가족 단위의 고객층은 80% 가까이 되지만, 올해 3월 점포 바로 뒤쪽으로 초등학교가 개교한 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본격적으로 많아질 것이라고 점주는 예상했다. 가족 손님이 많다보니 대부분 주류를 찾기보다 식사를 즐기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았다. 자연히 매장의 회전율도 높았고 이는 고스란히 매출이 상승하는 것에 영향을 미쳤다.

 물론 경쟁을 피해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만이 이곳의 성공비결은 아니다. 입지 분석만큼이나 철저한 준비와 고객서비스에 있었다. 마케팅의 효과가 크지 않은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제일 좋은 것은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의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가게를 열기 열흘 전부터 직원들과 업무를 시작했던 것은 큰 역할을 했다. 직원들로 하여금 청소와 서비스 교육이 80~90% 정도로 도달했을 때 가게 문을 열었다. 재료와 공간만 준비되었다고 덜컥 가게 문을 열었다고 좋지 못한 평을 들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둔 점주의 계산이었다. 철저하게 준비되었을 때 제대로 된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식당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맛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음식의 신선도를 고려해 모든 재료는 국내산으로 고집했다. 함께 오픈을 준비하던 본사의 슈퍼바이저를 점포로 스카우트한 것도 좋은 결정이었다. 그래서 이 집은 고기뿐만이 아니라 밑반찬도 맛있다는 소문이 자자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차돌박이를 넣은 이곳의 된장찌개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된장찌개를 맛보기 위해 찾아오는 점심시간 때의 손님도 많다고 한다. 그 말처런 가게는 평일 점심때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렇게 입소문을 탄 수제갈비 인천청라점은 인터넷과 SNS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이제는 유명 포털사이트에서는 ‘청라지구 맛집’으로 이곳이 검색될 정도다. 맛집을 찾기 위해 발품 파는 것을 아끼지 않는 젊은 세대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었다. 점주는 따로 돈을 들여 바이럴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보고 찾아오는 손님이 늘어났을 때 조금 놀랐다고 한다. 인터넷의 힘이 입지의 거리를 넘어선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이 점포 성공의 이면에는 점주의 꼼꼼한 계획성에 있다. 주류회사 영업부장으로 일했을 때의 감각을 살려 주어진 조건을 분석했던 것이 지금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제 그는 이 성공에 힘입어 수제갈비의 지사장까지 맡고 있다. 지사장으로서 교육에 나서는 그는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경험만으로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덕분에 요즘 그는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가도를 달리는 요즘이 즐겁기만 하다.

 이용희 점주는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점포를 열고자 준비 중이다. 물론 이 점포에 높은 매출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도 진행 중인 신도시 개발은 이 가게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청라IC가 개통해 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여의도에서 청라지구까지는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벌써부터 이런 경로를 이용해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중심상권의 포화는 근교상권에 좋은 기회일 수밖에 없다. 교통의 발달 속에서 정확한 입지 분석이 뒤따른다면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이용희 점주는 말한다. 또한 중심상권의 성공점포를 보고 눈높이만 키우는 것보다 자신의 내실을 다지고 능력을 키워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황금빛이 나는 것은 아니다. A급 입지에서 점포를 운영한다는 것은 그만큼 높은 비용을 들여야하는 위험부담 요소를 안고 가게 된다. 오히려 그보다 황금입지는 아닐지라도 중소형 매장에서 공간의 활용과 완성된 맛과 서비스로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을 기울인다면 성공창업의 길은 활짝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