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다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치킨 전문점이다. 전 국민이 사랑하는 치킨이기에 우후죽순처럼 브랜드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과다경쟁은 불가피하게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경쟁에서 이겨 성공하는 매장은 존재한다. 성공하는 매장들을 살펴보면, 분명 남들과는 다른 무엇인가를 지니고 있다. 프리미엄 오븐구이치킨 전문점을 운영하는 정경호(돈치킨 용현2점) 씨가 그러하다. 정 씨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일대의 유명 맛 집으로 거듭난 사례. 3년 전 아내 박용분 씨와 함께 27평 매장을 오픈한 정 씨는 월 평균 3,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정 씨의 적극성에는 무엇이 있을까.

 

넘치는 아이디어로 직접 주문 제작 나서

정 씨의 첫 시작은 쉽지만은 않았다. 자금적인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 담당 슈퍼바이저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매장의 매출 신장에 올인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하면 매장을 더 알릴 수 있을까, 어떻게 고객에게 좀 더 어필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정 씨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그 중 하나가 자체적인 메뉴판 제작이다. 용현2점의 매장에는 테이블마다 별도의 메뉴판이 부착되어 있다. 인기 메뉴와 사이드메뉴만 모아놓은 이 메뉴판은 정 씨가 직접 주문 제작한 것이다. 기존 메뉴판이 있음에도 이 방법을 기획한 의도를 묻자 그는 “고객이 추가 주문을 위해 메뉴판을 요청할 필요가 없게 한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이 간이메뉴판 덕으로 단순한 시간 절약을 넘어 추가 주문률이 증가했다는 것이 정 씨의 말이다.
 

 

정 씨의 주문 제작은 메뉴판에서 그치지 않는다. 별도의 쿠폰까지 제작하였다. 기존의 쿠폰이 10장을 모으면 15,000원 상당의 치킨으로 교환이 가능했다면, 정 씨가 제작한 쿠폰은 장 당 500cc 맥주 한 잔 교환도 가능케 하였다. 고객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셈이다. 아직은 10장을 모아 치킨으로 교환하는 고객이 더 많지만, 기온이 올라가 날씨가 더워지는 날이 오면 맥주를 교환하는 고객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정 씨는 말한다. 또한 배달 고객에게만 주던 범위를 넓혀 방문 고객에게도 주는 별도의 쿠폰을 만들었다. 배달 쿠폰과 중복 사용이 안 되는 이 쿠폰은 3번째 방문 시 맥주 500cc 무료, 다섯 번째는 황도, 오징어 무료, 열 번째는 치킨 한 마리를 무료로 제공하여 고객의 반응이 좋다. 또한 정 씨는 음료자판기를 구입하여 매장 앞에 설치하면서 LED 화면도 추가로 달아놓았다. 매장 바로 앞에 버스장류장인 점을 공략한 것이다. LED 화면에는 24시간 동안 돈치킨 용현2점 안내 문구가 나오면서 버스를 기다리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자연스레 지역 주민들에게 돈치킨 용현2점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역할로 충분했다. 이처럼 그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주저하지 않고 가맹본사에 제안하기도 하고, 스스로 실행에 옮기며 이른바 대박 매장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자나 깨나 고객 생각, 매장 생각

아내인 박 씨는 정 씨의 고객 생각이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말한다. ‘고객은 왕이다’ 라는 말을 이렇게도 잘 지킬 수가 없다는 것이 아내의 말이다. 실제로 그는 알탕을 시킨 고객이 사리를 넣어줄 수 있냐는 질문을 받은 후, 아예 부스터를 놓고 무료로 사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떠올렸다. 이제는 인기 서비스로 자리 잡은 사리 무료 제공 때문에 찾아오는 고객들도 생겨났다. 또한 생일을 맞이한 고객에게는 일반 사이즈보다 큰 철판에 콘치즈를 담아 서비스로 제공한다. 판매하는 메뉴보다 좋게 제공하여 고객의 마음잡기에 아낌없이 쓰겠다는 정 씨의 마음을 담았다. 정 씨는 배달을 나가면 주문한 고객의 특이사항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매장에 돌아와서 정보를 입력한 후에 다음에 같은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입력해둔 특이사항을 적극 활용한다. 노인분이 계신 곳에는 별도로 식혜를 드리고, 아이들이 있는 곳에는 사탕을 갖다 주어 소소한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다.

정 씨의 고객 생각은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 12월에 여성 전용 흡연실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여 홀의 평수를 줄이면서까지 진행을 하였다. 그렇게 올 1월 완성된 여성 전용 흡연실. 매장 평수도 줄고, 매일 청소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생겼지만 고객이 만족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정 씨의 운영철학이 잘 반영된 경우다. 한번은 정 씨가 배달을 나가다가 50대 고객이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은 현장을 목격한 일이 있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50대 고객이 20대 젊은이에게 욕을 듣는 모습을 보자 정 씨는 참을 수 없었다. 보다 못한 그는 그 현장에 끼어들게 되었고, 경찰서까지 가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한 번은 당시에 가진 현금이 부족했던 고객이 소주를 더 주문하길래 흔쾌히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였다. 무엇을 바라고 한 행동은 아니지만 고객을 위하는 마음이 컸던 정 씨의 행동들로 이들은 돈치킨 용현2점의 단골고객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3년 간 쉽지만은 않았던 정 씨의 성공 스토리. 능동적으로 매장 활성화를 위해 달려왔기에 지금의 용현2점이 생겨났을 것이다. 용현2점의 담당 슈퍼바이저는 “이 곳 점주님처럼 열정적인 곳을 찾기 힘들다. 성공할 수밖에 없는 점주님이다”고 말을 전했다. 정 씨는 오늘도 고객과 매장을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